서울 시내 대로변의 한 노인이 폐지를 리어카에 싣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시내 대로변의 한 노인이 폐지를 리어카에 싣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전국의 폐지 수집 노인이 4만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5.4시간을 걷는 이들은 시급 1226원 가량을 벌고 있었다. 정부 차원에서 폐지 수집 노인의 실태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지난 29일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에서 전국 고물상 4282곳 중 105곳을 표본 추출해 폐지 납품 노인 수를 전국 단위로 추계하고,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 1035명을 일대일 대면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폐지 수집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로 나타났다. 이중 남성이 전체의 57.7%를 차지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주 6일 하루 5.4시간에 걸쳐 폐지를 주웠다. 월 임금은 15만9000원 가량이다. 시간당 소득은 1226원으로,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의 12.7%에 불과했다.

한국환경공단이 집계한 올해 폐지 1kg당 가격은 74원으로, 지난해 84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폐지 100kg를 채워도 시간당 최저임금 수준에 훨씬 미달하는 수준이다.

폐지 수집 노인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애로사항 또한 ‘폐지 납품단가 하락’(81.6%)이었다. ‘폐지 수집 경쟁 심화’(51%), ‘날씨’(23%)이 뒤를 이었다.

이들이 폐지를 줍는 이유에 대해 ‘다른 일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38.9%)라고 응답했다. 이어 ‘현금 선호’(29.7%), ‘자유로운 시간 활용’(16.1%) 순이다.

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각 지자체를 통해 지역 내 폐지 수집 노인의 인적 사항을 확보하고, 이 명단을 사회복지통합관리망에 입력해 주기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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