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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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이종기업 간 통합’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미와 OCI그룹이 통합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가 상당하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단순히 서로의 백기사를 해 주는 측면, 즉 OCI 측 경영권 안정(회장 대 삼촌들의 구도)이나 한미 측 상속세 부담 해결 이상의 효과가 기대된다. 한미에서는 채무 상환을 비롯해 부광약품과의 시너지, 글로벌 빅 파마와의 신약 라이선스 아웃 협상 주도권 확대 등을 기대효과로 꼽는다.

한미헬스케어 합병 후 부채 늘어난 한미사이언스, 채무 조기 상환

한미는 이번 통합이 한미사이언스의 부채를 털어낼 밑바탕이 될 것이라 보고있다. OCI의 통합으로 유입될 대규모 자산이 채무 상환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그룹 계열사였던 한미헬스케어를 합병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의료기기, 식품, IT솔루션 등 분야의 사업형 지주회사로 변모했다. 이 과정에서 1300억원대의 한미헬스케어 부채도 함께 떠안게 됐는데, 일부 주주들로부터 채무 조기 상환 필요성이 제기되고 상환 능력에 관한 의구심을 받았다.

헬스케어 영역 확대 기폭제될 것

한미그룹은 OCI그룹 계열사인 부광약품과의 협력으로 시너지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우려를 샀던 부광약품과의 포지션 중복도 문제가 없으며,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미는 부광약품이 매출의 10~2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혁신신약 개발을 기업의 철학으로 삼고 있는 자신들과 협업할 경우 R&D 시너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영업 부문에서도 만성질환 분야 개량·복합신약을 주력 제품으로 보유한 한미약품과 ‘겹치는 제품들’이 없다는 점에서 양사 협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이 과정에서 조직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미의 R&D가 대사·비만, 면역·표적항암,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돼 있는 반면 부광약품은 우울증, 파킨스병 등 신경계 질환 분야의 신약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양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겹치지 않으니 R&D 조직의 인위적 개편 없이도 양사가 협력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글로벌 빅 파마와의 신약 라이선스 아웃 협상에서도 주도권 커져

한미는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도 통합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임상 중간 단계에서 글로벌 빅 파마와 라이선스 협상을 할 때, 원 개발사가 해당 후보물질을 끝까지 개발해 상용화시킬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협상의 주도권을 좌우하는 유용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 경험한 OCI그룹, 제품 수출 활로될 것

한미는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분야서 쌓은 OCI 네트워크가 신약라이선스 계약 협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보고있다. 현재까지 신약 라이선스 계약은 직접 영업이 가능한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을 제외하고 글로벌 전 영역을 상대 회사의 권리로 넘겨 왔지만, 향후에는 OCI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염두해 직판 가능 영역으로 남겨두겠다는 생각이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OCI와의 통합이 오히려 ‘이종산업간 결합’이기 때문에 시너지가 더 클 수 있다”면서 “한미그룹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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