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최윤종·최원종 1심 판례
재판부 “사형, 매우 신중해야”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검토 중

피의자 조선(34)이 지난해 8월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피의자 조선(34)이 지난해 8월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일면식 없는 남이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흉악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들에게 검찰은 사형을 구형,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정부 발표 등을 종합하면 지난해 여름을 중심으로 살인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 3명이 잇따라 같은 결과를 받게 됐다.

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4)과 같은해 8월 신림동 등산로에서 성폭행 의도로 30대 여성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최윤종(31), 마찬가지로 8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화점 인근에서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3) 모두 재판부에서 사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사형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이유를 강조하고 있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사형 이외에도 무기징역(가석방 제한) 등의 방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피의자 최원종(23()이 지난해 8월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피의자 최원종(23()이 지난해 8월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우선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강현구)는 전날 최원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대중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일으키게 했고, 사건 발생 직후 테러를 예고하는 게시글이 온라인상에 빈번하게 올라오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판시했다.

다만 “경찰과 피해자, 유족들의 고통을 고려하면 가장 무거운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해할 수 있지만 사람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사형은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 방윤섭 김현순) 또한 조선에게 살인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같은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지난해 8월 신림동 등산로에서 성폭행 의도를 가지고 피해자를 폭행·사망하게 만든 최윤종 역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최윤종에게 사형 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전의 범죄 전력이 없다는 것과 우울증, 인격장애를 앓고 있어 충동 통제 능력이 매우 부족해 보인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한편 현행법은 무기징역·금고을 선고받더라도 20년 이상 복역할 경우 가석방이 가능하다. 이에 법무부는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무기징역’ 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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