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해진공-하림, 경영권 협상 끝내 결렬
영구채 주식 전환하면 매각가 수조원 늘어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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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HMM 채권단과 하림(팬오션·JKL컨소시엄)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지난 협상 과정이 약 7개월 가량 이어진 것을 감안할 때 새로운 인수자를 검토하고 협상하는 과정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MM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는 지난 6일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과의 HMM 경영권 매각 협상이 결렬됐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 산은과 해진공은 “팬오션·JKL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주식매매계약 및 주주간계약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라며 “7주에 걸친 협상기간 동안 상호 신뢰 하에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하림이 요구한 ‘영구채 주식전환 유예’, ‘매각 후 독립경영 보장’, ‘JKL파트너스에 대한 5년간 주식 매각 제한 예외 인정’ 등을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인수 무산 소식이 알려진 이후 하림은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하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 요구 조건이 협상 결렬의 배경”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협상 결렬로 HMM 매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채권단이 보유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전 참여 여력을 가진 기업의 범위가 더욱 좁아졌기 때문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보유 지분율은 기존 57.9%에서 74%로 늘어난다. 이에 따른 매각가 역시 6조원 대에서 12조~13조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매각가가 치솟으면서 업계에서는 인수 후보군으로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한화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글로벌 해운업황의 침체가 전망되면서 각 기업들의 판단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MM을 품고 해상까지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 삼았던 동원 역시 일단은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동원 관계자는 “언제 재매각이 시작될지 알 수 없고 그때 저희가 어떤 상황일지도 알 수 없다”라며 “지난해 하반기 해운 사업 관련 고민을 많이 했던 터라 관심 있게 지켜보기는 하겠지만 지금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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