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발표 후 美 국채 10년 금리 4.3%대
원·달러 환율 1340원대 급등 출발
금리 인하 기대 시점 하반기로 후퇴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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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을 웃돌며 국채금리와 달러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 상승 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돼 금융시장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1월 CPI는 임대료와 운송 서비스를 포함한 서비스 물가의 상승으로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1%로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주목하는 코어(Core)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연준의 5월 인하 전망은 CPI 발표 전 64%대에서 31%대까지 낮아졌다. 

미래에셋증권 민지희 연구원은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 경로는 유효한 상황이지만 상품 물가의 하락이 서비스 부문으로 충분히 확대되고 있지 않다 보니 인플레 경로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이 아직 연내 3회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있고, 일부 위원들은 하반기 인하 시작을 주장하고 있는 점도 당분간 금리 안정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 최규호 연구원은 “더딘 서비스 물가 둔화를 고려하면 Core CPI는 2분기에 3%를 하회할 것”이라며 “물가 둔화 흐름은 이어지고 있으나 그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 만큼 연준이 당장 금리 인하에 나설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 하건형 연구원도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 시장 예상보다 금리 인하 시점을 후퇴시킬 여지가 생겼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상반기로 형성된 금리 인하 시점 기대가 하반기로 밀릴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여 원·달러 환율도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4.8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해 초 기록한 102.2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왔다. 달러화 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이날 개장 직후 134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높아진 환율을 빌미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CPI 발표 후 미국 국채 2년 금리와 10년 금리는 각각 4.6%, 4.3%대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경계심을 높였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1월 CPI 발표와 함께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현상은 단기적으로 금융 및 외환시장에 불안감을 높일 것이 분명하다”며 “단기적으로 금리 및 달러 등 각종 가격변수가 이전 박스권으로 회귀하기 전까지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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