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기업 가치 개선 이뤄지는 기업 탐색해야
중소형주에서도 주주환원 기업 재평가 받을 것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에 앞서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에 앞서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 발표에 시장은 실망감을 표출하며 매물을 쏟아냈다. 특히 최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로 묶여 급등했던 은행·증권·보험업종 중심으로 매도세가 거셌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 0.77% 하락 마감한데 이어 이날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공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 자율성에 맡겨졌고, 개인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배당소득세 개편 등 세제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부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발표된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은 그동안 높아 질대로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지수 하방 압력을 높이는 상황으로 밸류 프로그램에 대한 단기 모멘텀은 우선 일단락됐고 중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지켜봐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KB증권 김준섭 연구원은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일본 자본시장을 살펴보면 PBR 1배 미만의 가치평가보다는 투자자 관점에서 자본비용을 파악하고 이를 낮추기 위한 목표와 실현 방안을 적극 소통하면서 재무적 지표가 개선됐다”며 “국내에서도 실제 기업 가치 개선이 이뤄지는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 리레이팅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반기 중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예정으로 중장기적인 주주환원 가능성에 따라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도 주주환원 의지에 따라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PBR만 낮다고 테마주처럼 오른 주식은 제자리로 돌아가겠지만 재평가받은 저PBR 고배당 주식이 다시 내려갈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며 “지금까지는 외국인 수급이 큰 영향을 미치며 대형주 위주로 수혜 업종 전반이 상승했지만 이제는 중소형주에서도 주주환원에 진심인 기업의 재평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지금까지 정책 기대감 측면에서 주가가 움직였다면 이제부터는 장기 관점에서 주주환원 여력과 의지가 반영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유무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이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갖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현재 주주환원 관점에서 금융업 내 가장 우위에 있다고 판단되는 업종은 은행”이라고 짚었다.

이어 정 연구원은 “주요 금융지주(은행) 종목은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우상향 할 것”이라며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안착 여부와 주주환원율 50%에 얼마나 근접하는가에 따라 차별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1차 세미나에서 공개된 지원방안이 당초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과 부합하지 못하자 그동안 대표 수혜주로 꼽힌 금융업종이 장중 5% 이상 급락하기도 했으나 이날은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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