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사업 총괄·경영 내실화 역할 분담
해외 진출·AI 기반 개발혁신 창출 집중
경영 시스템 내실화·신성장 동력 발굴

(좌측부터)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 제공=엔씨소프트]
(좌측부터)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 제공=엔씨소프트]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엔씨소프트가 창사 최초로 공동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택진 대표가 가진 게임개발 및 사업 경험과 박병무 대표 내정자의 경영 노하우 등 각각의 전문성에 집중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일궈내겠다는 것이 이들의 청사진이다. 

엔씨소프트는 20일 온라인으로 김 대표와 박 내정자의 공동대표 체제에 대한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먼저 김 대표는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출시와 ‘블레이드 & 소울2(이하 블소2)’ 중국 출시, 신장르 게임 출시, 퍼플 서비스 확장 등을 앞두고 있지만 시장환경은 어렵다”며, “2024년이 시작되자마자 소니, MS 등 글로벌 게임사들의 스튜디오 폐쇄와 인력감축 등이 단행되며 산업계 전체가 초긴장상태”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엔씨도 생존을 위해 공동대표 체제를 추진하게 됐으며,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CEO 겸 CCO(최고창의력책임자)로서 게임사업에 집중하고, 박 대표는 경영 시스템과 내실을 다지는 가운데 회사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는 그림이다. 

특히 그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신작 ▲해외 시장 타겟의 게임개발 및 글로벌 협력 강화 ▲AI 기술을 활용한 개발 혁신 등 3가지 중점을 바탕으로 게임개발 환경을 개선하고 글로벌 게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MMO분야에서의 강점을 살려 슈팅, 샌드박스, RTS 등 다양한 장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가운데, ‘TL’과 ‘블소2’의 해외 진출,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에 기반한 게임개발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소니와 IP 및 기술 등 사업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금주에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해외 미팅도 잡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새로운 게임개발 방식 개척은 AI와 인력 양성을 중심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게임업계가 지나친 개발비용으로 인한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AI를 제작에 적극 도입해 비용 감축과 창작 집중성을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부분에서 빛을 발할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회사의 자원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회사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리니지’ IP 및 MMORPG의 전망과 관련해 김 대표 역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시장성이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요가 있으며 엔씨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이지만, 과열된 경쟁 속에 격차가 좁혀진 상태라 이를 다시 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글로벌 유저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하고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팬데믹과 겹쳐 개발에 차질을 빚어 신선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TL’과 ‘블소2’는 국내보다 해외를 타겟으로 삼았기에 국내 성과가 시장 기대보다 한참 약하나, 꾸준히 고객을 유지하는 중이므로 앞으로 글로벌 성과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러한 과정들은 어느 정도의 시간과 불굴의 정신이 필요할 것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엔씨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박 내정자는 기업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부분에 노하우가 있으며 이러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발굴을 위한 투자 등에 있어 서로의 관점을 결합해 최적의 해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내정자의 경우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내부 역량을 결집하고, 경영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내실과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춰 ▲경영 효율화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 ▲글로벌화 기반 구축 ▲신성장 위한 투자 등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다만 단순 재무적 효율화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 동력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에, 재무적 수치만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까지를 고려해 효율화를 진행하고 모든 부서가 상호 보완 가능하도록 경영효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와 M&A는 게임 파이프라인 확장 및 IP 확보를 위한 투자와 M&A(인수합병)로 구성된다. 게임분야 투자는 김 대표와 개발조직의 도움을 받아 투자대상을 적극적으로 찾으며 노력 중이며, 특히 M&A는 큰 자본이 들어가는 작업이기에 주주에게도 이득이 될 재무적 실적과 안정성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 측면에서의 투자 및 M&A는 더욱 신중한 기준을 갖고 검토 중이며, 적절한 기회가 왔을때 적정가격에 신속히 집행할 수 있도록 여러 전문가들이 포함된 TF를 구성해 치열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주주 가치와 관련해서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가 무너져 있으며, 현재로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변화를 보이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내정자는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김 대표의 게임사업을 잘 지원하는 가운데,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모두가 ‘원팀’이 돼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내정자는 “회사를 둘러싼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당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글로벌 공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생각해 합류를 결정했다”며 “국내 시장의 포화와 경쟁이 심각해지고 팬데믹을 거치며 비용은 급격히 증가하는 등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지만, 엔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강력한 IP와 이를 개발하고 운영해온 인재, 그간 성공과 실패를 겪은 투자경험과 충성심 높은 조직, 3조원이 넘는 자산 등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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