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가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 소치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해진(좌)과 박소연(우) /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남기 기자】'피겨 여왕' 김연아(24)가 결전지 러시아 소치로 떠났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김연아가 1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러시아 소치로 출국했으며, 이 자리에는 100여명의 취재진과 팬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김연아는 출국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벌써 4년이 흘러 다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두 번째 올림픽이고 (내게) 마지막 대회인 만큼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특별한 것은 없지만 어쩌다 보니 은퇴무대가 올림픽이 됐다"며 "두 번째 무대이지만 다른 대회보다 긴장이 된다. 마지막이란 생각 때문에 집중이 안 될까봐 걱정이다"고 심경을 밝혔다.

▲ 소치로 향하는 김연아 / ⓒ뉴시스
하지만 그는 "실전을 해 봐야 알겠지만 지금은 '그냥 시합하러 간다'는 느낌이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접었다. 그 날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다. 끝나면 홀가분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연아가 이번 소치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1928·1932·1936)와 옛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1984·1988)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올림픽 여자 싱글 2연패에 성공한 선수가 된다.

소치에서 김연아의 유력한 경쟁자는 아사다 마오(24·일본)와 신예 율리나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로 손꼽힌다.

특히 리프니츠카야는 새로 선보인 피겨단체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러시아의 초대 피겨단체전 우승을 이끌어 김연아의 '진짜 라이벌'로 부상했다. 준수한 실력과 홈 이점까지 살려 단숨에 김연아를 위협할 존재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김연아는 "러시아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리프니츠카야는 시니어 데뷔 이후 첫 올림픽이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그 선수와는 달리 나는 이번이 마지막 대회다. 의미가 다르다. 올림픽에서 다른 선수를 신경 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준비한 만큼 능력을 발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는 리프니츠카야와 달리 김연아는 심판들의 주관적인 평가로 이뤄지는 채점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피겨스케이팅은 기록으로 성적이 나는 것이 아니다. 선수가 매번 잘 할 수 없는 것이고, 똑같은 기준으로 심사를 할 수도 없다"면서도 "그런 것들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선수는 만족스럽게 경기를 하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판정 문제는 선수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경쟁선수들의 단체전을 통한 경기장 적응이 한 것이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선수 입장에서는 쇼트프로그램을 한 번만 해도 엄청난 스트레스다. 두 경기를 일주일 사이에 연속으로 한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며 "물론 경기장을 미리 경험한다는 점에선 유리할 수도 있다. 나는 (단체전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때와 같이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 소치로 향하는 김연아 / ⓒ뉴시스
컨디션에 대해선 "부상 없이 올림픽에 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노력이 필요했다. 지금 컨디션은 크게 나쁘지 않다. 현지에서 적응을 잘하고 몸 관리를 잘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김연아는 이어 "다른 대회의 경우보다 일찍 가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시차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숙소와 관련해선 "밴쿠버올림픽 때도 그랬듯 개인 트레이너가 선수촌에 들어가지 못한다. 나와 이동하고, 같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따로 숙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유망주이자 후배들인 김해진(17·과천고), 박소연(17·신목고)과 함께 출국했다.

김연아는 "3명이 함께 간다. 내가 선배이지만 든든한 마음이 있다"며 "편한 마음으로 대회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후배들이 시니어 데뷔 직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바로 나가게 돼 긴장을 많이 하겠지만 잘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연아는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다.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결과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 대회인 만큼 결과를 인정하고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긴 뒤 소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한국시간으로 19일 자정, 프리스케이팅은 20일 자정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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