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홍준표-오세훈 삼각편대 속 군소 후보 난립
군소 후보 합종연횡,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급부상
김병준 출마 가능성, 심판이 선수로 뛰나
태극기 부대의 표심, 어디로 향할 것인가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가 시작됐다. 전당대회 출마 후보자 윤곽이 드러나면서 견제와 세 불리기가 본격화된 모습이다. 이에 새로운 계파가 형성되는 등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또한 군소 후보들 간의 합종연횡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유한국당 입당은 오는 2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의 불씨를 댕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이른바 ‘친황계’가 형성됐다. 이는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 전 총리의 입당식 날, 당내 초재선 의원모임인 ‘통합과 전진모임’ 소속 일부 의원들은 황 전 총리를 지지하면서 전당대회에서 어떤 식으로 지원할 것인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른 당권 주자들을 초조하게 만들었고, 이들 역시 세 불리기에 나서게 만들었다. 이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친황계를 언급하면서 “줄서기는 안된다”, “계파갈등 구도에 매몰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본격화되는 견제

친황계의 등장은 당내 계파 간 견제와 세 불리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황 전 총리의 등장으로 가장 초조한 인물들은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이들은 황 전 총리와 더불어 유력한 당권 주자이기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면서 ‘황교안 레밍 신드롬’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황 전 총리는 “홍 전 대표는 초임검사 때도 같이 한 사람”이라면서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오 전 시장은 황 전 총리의 입당 소식에 “대환영”이라면서도 친황계가 형성됐다는 말에 “친오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지속적으로 탈계파, 초계파의 자세로 이번 전당 대회에 임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비판을 가했다. 이처럼 유력한 당권주자들끼리 견제에 들어갔다는 것은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전당대회 룰을 ‘단일지도체제’로 택했다는 점에서 당권주자들의 견제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한다는 것이다. 집단지도체제로 선출될 경우, 당 대표에서 떨어지면 최고위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후보 간의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하다. 하지만 단일지도체제는 퇴로가 없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이번 전당대회 역시 후보 간 견제가 극심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당 대표 출마를 오래된 옛날부터 준비해왔던 오 전 시장이나 홍 전 대표의 경우 황 전 총리의 갑작스런 등장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견제가 극심할 수밖에 없다.

줄세우기는 어디로

이는 결국 좋은 표현으로 ‘세 불리기’, 나쁜 표현으로 ‘줄 세우기’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미 당 내부에서는 어느 후보에게 줄을 서야 내년 총선 공천에서 살아남을 것인지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인물로 당 대표가 될 경우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깨끗한 이미지와 개혁적인 이미지로 인해 자유한국당을 보다 혁신적인 이미지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홍 전 대표는 대권 주자와 당 대표를 역임한 노련미를 갖추고 있다는 이미지가 있다. 후보 간 서로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의원들이나 당원들로서는 상당히 고민되는 대목이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태극기 부대의 선택은

이와 더불어 전당대회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군소 후보들의 합종연횡이다. 현재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김문수 전 경기지사, 심재철 의원, 김진태 의원 등도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이들이 전대 승리를 위해 합종연횡 및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당권 유력 주자들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들의 출마 및 후보 단일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또 다른 변수는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여부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출마를) 권유하는 분들이 ‘앞으로 계파논쟁이 오히려 치열해질 수 있다’ 등의 이유를 들며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면서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존에는 심판이 선수로 뛸 수 없다고 말했던 김 위원장이 최근 입장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김 위원장이 출마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게 된다면 심판이 선수가 되는 상황이 된다. 때문에 그에 따른 변수가 많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변수는 태극기 부대다. 최근 태극기 부대가 전당대회에 개입하기 위해 대거 입당했다. 그들은 진박 후보를 내세워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출하겠다는 입장이기에 이들은 전당대회에 적극적으로 한 표를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이 집단표심을 작동하기 시작한다면 전대의 향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당권 주자들은 태극기 부대에 대해 구애에 들어간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들에 대한 구애 때문이다. 물론 태극기 부대는 자유한국당에게 극우 이미지를 덧씌울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태극기 부대가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태극기 부대가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를 두고 당권 주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는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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