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심상정 위원장 ⓒ뉴시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심상정 위원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여야 4당이 잠정 합의한 선거제 개혁안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심상정 위원장이 19일 신경전을 이어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야당이 야합해 급조한 명칭도 낯선 ‘50%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실체가 여의도 최대 수수께끼가 되고 있다”며 “여의도 대표 정치 9단인 박지원 의원도 이해하지 못하는 선거제이며, 심지어 선거제 개편에 합의한 장본인들도 설명하지 못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심상정 위원장을 겨냥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산식이 곧 민주적인 민주주의의 질서다. 이 산식을 알려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심상정 의원은 ‘국민들은 산식을 알 필요 없다’는 식으로 답했다”며 “산식이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워도 국민은 그 산식을 알 권리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지난 17일 심 위원장은 여야 4당 간 선거제 개혁안 잠정 합의 직후 비례대표 의석수 계산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은 산식이 필요 없다. 예를 들어 컴퓨터를 칠 때 치는 방법만 알면 되지, 그 안에 부품이 어떻게 되고 이런 것은 알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말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제를 개편하겠다는 국회의원은 그 산식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좁쌀정치라고 한다”며 “선거제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좁쌀정치인가. 이것은 바로 국민을 좁쌀로 여기는 정치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거의 주인이 돼야 할 국민이 선거의 손님이 되고 있다”며 “국민이 알 필요도 없고, 국민이 뽑을 필요도 없다는 국민 패싱성 선거법이다. 하다하다 이제는 국민까지 패싱하는 건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위원장은 “완전한 가짜뉴스다.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라며 해당 발언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심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법안설명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제가 된 발언은 합의된 선거제도에 따른 계산식은 주무부처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기 때문에 중앙선관위에서 계산식이 나오면 추후에 말씀드리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며 “나 원내대표에 이어 황교안 대표까지 나서서 발언의 취지를 왜곡하고, 국민들을 호도하는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오늘 아침에 나 원내대표가 지금 여야 4당 (선거제 개혁) 합의안이 ‘여의도 최대 미스터리’라고 말했다”며 “나 원내대표는 작년 12월 15일 5당 원내대표 간의 선거제도 합의에 큰 원칙에 서명했다. 서명한 5당 합의사항과 180도 배치된 법안을 제출한 나 원내대표야말로 정말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심 위원장은 또 “지금 현행 선거법은 30년 동안 입은 낡은 옷이다. 30년 동안 기득권 양당 맞춤형 패션이었다”며 “저희가 만들고 있는 법안은 30년간의 낡은 옷을 벗고 이제는 민심 맞춤형 새 옷, 국민패션을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대양당 기득권 맞춤형 패션, 그게 현행 선거법인데, 기득권을 내려놓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국민패션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불편할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모든 독한 말을 다 동원해서 선거제도 개혁을 좌초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300석 이상으로 늘리지 말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300석 이내에서 해야 되고, 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100% 도입하는 건 현 단계서 무리라는 주장을 해왔기 때문에 300석을 고정하고 연동률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에서 제도설계가 복잡해진 측면이 있다”며 “그렇지만 합의하려면 서로 조정하고 타협해야 한다. 합의타협의 정신을 존중한다면 그 합의 범위 내에서는 선거제 개혁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한 방안”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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