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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7년 만에 반가운 내한소식을 알려왔다. 이번 공연은 2012년 25주년 기념 공연 이후 오랜만에 재성사된 귀한 무대로, 올해 말 한국 투어가 확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오페라의 유령’을 손꼽아 기다리던 수많은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랑스의 추리 소설가 가스통 르루의 동명 원작 소설로도 잘 알려진 ‘오페라의 유령’은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한 흥미롭고 매력적인 러브 스토리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고 아름다운 음악들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깊은 감동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뮤지컬의 인기는 유독 남다르다. 1988년 영국 런던 초연 이래 41개국, 183개 도시에서 1억4000만 관객을 사로잡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전무후무한 대기록과 함께 특히 실감 나는 무대 연출로도 눈길을 끄는 작품인데, 이번 월드투어를 위해서 새로 제작한 세트를 선보인다는 소식 또한 들려와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라이너 프리드, 맷 레이시, 조나단 록스머스, 클레어 라이언,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왼쪽부터) 라이너 프리드, 맷 레이시, 조나단 록스머스, 클레어 라이언,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에스앤코

지난 10일 이번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한국 공연 개막을 앞두고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공동인터뷰에서는 주연배우 3인과 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 그리고 음악감독이자 지휘자인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공연에 대해 마치 ‘마법처럼 펼쳐질 공연’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보인 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성공비결에 대한 질문에 늘 ‘마법’ 덕분이라고 이야기한다”며 “수많은 전문가들의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분명 어려움도 있었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이 작품이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또한 그토록 많은 목소리와 의견들을 잘 접착해서 하나의 건축물처럼 만들어내며 동선과 안무, 세트 등이 한꺼번에 어우러지는 마법 같은 작업이 이뤄지기까지는 두 달 전에 작고하신 오리지널 연출가 해롤드 프린스의 천재적인 역할이 컸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한국이 ‘제2의 고향’과도 같이 느껴진다며 “한국 관객들이 다들 숨기려고 할 때도 있지만 이전 경험을 통해 그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다 느낄 수 있다. ‘오페라의 유령’과의 러브라인이 계속 이어졌던 것도 알고 있고, 우리가 잠시 다른 곳에서 공연하는 동안 다른 작품과도 사랑을 나누셨을 수 있겠지만 결국은 누구나 그렇듯 원래의 사랑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말을 전하며 환한 미소와 함께 한국 투어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의욕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음악감독 겸 지휘자는 ‘오페라의 유령’에 담긴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들이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두드러지게 복합적이면서도 단순한 음악’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3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온 ‘오페라의 유령’의 뮤지컬 넘버는 불멸의 음악이라 불릴 정도로 매우 강렬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멜로디로 유명하다. 그는 “뮤지컬 안에 3개의 오페라가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승전결을 해치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연결되는 것이 마치 마법 같다”는 표현을 곁들이기도 했다.

이어서 이번 월드투어를 이끄는 3인의 배우들은 마치 운명처럼 다가왔던 ‘오페라의 유령’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각각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 무려 6편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바 있는 데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영어 프로덕션 기준 역대 최연소 ‘유령’으로 선발되며 유령의 마스크를 거머쥔 스타, 조나단 록스머스는 ‘유령’역을 맡게 된 데에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우리 작품을 보고 나면 다른 작품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작품이 가진 힘이 아주 크고, 이 작품에 몸담아 본 경험담에 의하면 앞으로 이만큼 강렬한 작품을 만나기 어렵다 느껴질 만큼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 데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다. 어린 시절 처음 작품을 보고 반드시 이 작품을 하고 싶었고,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집착과도 같을 정도로 가져왔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 작품을 하면서 늘 농도 짙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개인적 소감을 밝힌 조나단 록스머스는 “마닐라에서 처음 ‘오페라의 유령’에 합류하게 된 이후 7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개인적인 삶의 경험들이 많이 쌓였다. 그러면서 그와 같은 경험이나 도전들을 연기에도 반영하게 되는 것 같다.”고도 언급했다.

또한 지난 내한공연 때도 천상의 목소리와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크리스틴’역의 클레어 라이언은 준비해 온 한국어 인사말로 반가운 첫인사를 전했다. 다시 찾은 한국에 대한 소감을 묻자 설렘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한국에 단골 음식점도 있을 만큼 한국의 문화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사라 브라이트만의 사진을 보면서 ‘크리스틴’의 꿈을 키웠다는 그녀는 함께 연기하는 조나단 록스머스와의 7년 전 첫 만남을 떠올리며 “그동안 개인적으로도 많이 달라졌지만 공연계도 많이 달라졌다. 또 공연을 보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같은 공연이 다시 올라가도 또 새롭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라이브 시어터의 묘미다. 모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려 하는 것처럼 관객도, 배우도 때마다 다른 감정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공연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브로드웨이 실력파 배우로 손꼽히며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로 극찬을 받아온 맷 라이언은 ‘크리스틴’의 연인이자 ‘유령’의 연적인 ‘라울’역을 맡은 소감에 대해 “예전에는 내가 이 작품에 몸담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못했었다”며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특권처럼 생각될 만큼 감사하다는 말로 인터뷰의 문을 열었다. 더불어 “그동안 로맨틱한 작품, 나이가 어린 역할을 주로 맡아왔는데, 이번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여러 가지 차원의 연기를 하게 되면서 조금씩 더 깊어지는 느낌이고, 매일 대단한 도전을 하며 항상 배워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라울의 대표곡이기도 한 ‘All I Ask Of You’를 특히 아낀다고 말한 그는, ‘배우로서 연기를 통해 한껏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마지막에 모든 부분을 풀어낼 때 느껴지는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순간’이라며 벅찬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오페라의 유령’ 공연장을 찾을 관객들에게 특히 눈여겨볼 만한 장면 또는 음악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 클레어 라이언은 모든 순간과 곡들이 소중하다고 밝히면서도 뮤지컬 속 후반부 오페라의 한 장면으로 많은 배우들이 함께 부르는 ‘돈후안의 승리(Don Juan Triumphant)’에 집중해 보라고 귀띔했다. 그리고 조나단 록스머스는 “관객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무대 위의 팬텀이 관객들을 무려 7분 가까이 지켜보고 있는 장면이 있다”고 말하며, 여러 가지 음악 가운데 제1바이올린 한국인 연주자의 ‘바이올린 솔로 연주곡’을 특별한 곡으로 꼽기도 했다. 더불어 “이번 공연에서 함께 하는 한국인 연주자들이 절반 이상이나 되는데, 모두 멋지고 뛰어난 분들”이라는 칭찬 또한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조나단 록스머스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특히 아직 ‘오페라의 유령’을 보지 못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우리 작품은 직접 와서 꼭 보셔야만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다문화 기술진과 예술가들이 함께 모인 프로덕션으로 끈끈하게 뭉쳐진 힘이 강점이고,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발전도 있으며 관객들 역시 그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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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이어 BC카드 공동 주최로 오늘 오후 6시 30분부터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TOP스테이지 뮤지컬을 읽어 주다!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갈라 콘서트>를 통해 천 명의 관객들과 먼저 만난다. 갈라 콘서트에서는 3명의 주연 배우들이 관객과 함께 하는 공개 제작발표회와 ‘오페라의 유령’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쇼케이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최고의 뮤지컬 스타 한지상, 박혜나, 이충주가 힘을 더해 국내 관객들이 사랑하는 뮤지컬 넘버를 직접 불러주는 뮤지컬 갈라쇼도 펼쳐진다. 아름다운 가을 저녁, 장미향 가득한 낭만의 정원에서 펼쳐질 3인의 주연배우와 국내 관객들의 설레는 첫 만남이 어떻게 이뤄질지 또한 관심이 집중된다.

▲ 최윤영(아나운서/공연 칼럼니스트)
▲ 최윤영(아나운서/공연 칼럼니스트)

공동인터뷰를 통해 첫인사를 나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설렘 그 자체였다. ‘오페라의 유령’을 향한 개인적 감정 또한 마치 첫사랑처럼 특별하다. 전주만 들어도 두근거리는 넘버의 향연, 불세출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진심을 담아 탄생시킨 캐릭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까지 누구나 한 번 보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다. 개막까지 약 2개월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번 월드투어 ‘오페라의 유령’은 공연장을 찾는 관객 모두에게 기대 이상의 커다란 선물이자 잊지 못할 추억이 되리라는 강한 예감이 든다.

정말 오랜만에 한국으로 날아든 유령의 초대장엔 아직 마르지 않은 붉은 빛 봉랍 자국이 더욱 선명해 보인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제작:에스앤코)는 오는 12월 부산 드림씨어터 초연을 시작으로 2020년 3월에는 서울 블루스퀘어, 같은 해 7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첫 티켓 오픈은 2019년 10월 16일(부산), 17일(서울) 모두 오후 2시에 진행되며 국내 첫 공연이 펼쳐지는 부산 공연은 12월 13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공연을, 이어서 상연되는 서울 공연은 내년 3월 14일부터 31일까지의 공연을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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