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뮤지컬 ‘멤피스’가 국내 초연 무대로 한국 관객들의 심장을 빠르게 두드리고 있다.지난 7월 20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멤피스’는 인종차별과 갈등으로 얼룩졌던 1950년대 미국 남부 테네시주 멤피스를 배경에 두고 전개된 이야기를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 선보여 호평받은 작품이다. 흑과 백으로 양분된 사회에서 흑인 음악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애쓴 백인 DJ 휴이와 무모해 보였던 도전에 함께 뛰어든 흑인 여가수 펠리샤가 조금씩 닫힌 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뭉클하면서도 짜릿하게 펼쳐진다.
“조금 더 일찍 널 이해했다면, 사랑했다면...... 우린 더 행복했을까?”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W.A.Mozart, 1756~1791). 예술적 재능을 타고난 천재 음악가는 사는 동안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했지만, 운명은 좀처럼 그를 편히 놓아주지 않았다. 아버지와의 갈등과 계급의 굴레, 절실했던 후원, 사랑 때문에 치러야 했던 대가 등 온갖 어려움이 모차르트의 삶에 파도처럼 밀려왔을 때 ‘신의 사랑을 받는 자’의 선택은 그저 그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 역시 인간이기에 마땅히 감내해야 할 몫이라
묵직한 천으로 온갖 경매 물품을 뒤덮은 극장. 그곳에는 여러 사람이 모여 경매가 시작되길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곧이어 경매사가 오래된 경매품을 하나씩 공개하자 저마다 사연이 담긴 물건들은 차례로 새 주인에게 인계된다. 양손에 심벌즈를 든 원숭이 뮤직박스가 경매대에 오르자 한 노신사와 부인이 응찰 의사를 밝히고, 결국 물건은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노신사의 품에 안긴다. 그리고는 ‘경매번호 666번 : 부서진 샹들리에’의 경매가 개시되는데, 이때 경매 물품에 얽힌 놀랍고도 끔찍한 사연이 같이 전해진다.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SEASON 2’가 더욱 섬세해져 돌아왔다.지난 1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초연을 선보였던 뮤지컬 ‘베토벤’은 2023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답게 세간의 커다란 관심을 끌며 오래도록 공들인 무대를 선보였다. 다만 개막 초반부터 기대했던 호평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을 동시에 들으면서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연이은 시즌2를 예고,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게 하며 첫 시즌 막을 내렸다.그랬던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하 ‘베토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줘, 세상 사람들에게. 그럼 우린 영원할 거야.”사틴이 연인에게 남긴 마지막 소원은 바로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전해달라는 말이었다. 사틴은 폐결핵이 악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사랑하는 크리스티안을 생각해 참고 또 참았다. 세상과 작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준비한 공연만큼은 반드시 무대에 올려야 했다. 그는 연인이 만든, 그리고 두 사람이 꽃피운 사랑으로 완성된 노래를 모두가 들을 수 있길 바랐다. 간절했던 소원이 눈앞에 현실로 펼쳐진 순간, 사틴은 끝내 크리스티안의 품에 안겨 눈을 감는다. 곧이어 어두워진
【투데이신문 강서희 기자】 공연 칼럼니스트 최윤영이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와 함께 뮤지컬 초심자를 위한 온라인 강의를 오픈했다.클래스101에 개설된 ‘뮤지컬 스토리텔링과 기록’은 뮤지컬에 관심이 있지만 직접 접해보지 못한 관객이나, 뮤지컬을 아끼고 사랑하는 관객들과 소통하며 뮤지컬 관람 문화가 일상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이번 클래스에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보편화된 공연 관람 문화를 장려하고, 앞으로 ‘뮤지컬 한류’를 이끌 한국 뮤지컬의 미래에 작게나마 힘을 보태기 위한 목적도 담겼다. 이는
사회 저변에 깔린 편견과 혐오는 언제나 잠재된 집단 갈등의 씨앗이 됐다. 이런 상황은 어디에나 존재했고, 어떤 특정 집단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아 더욱 커다란 문제라 여겨졌다. 배타적으로 인식된 집단은 매번 달랐다. 때로는 종교 집단이, 때로는 주류 문화에서 벗어난 소수자나 특정 민족 공동체가 대상이 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다행히 과거에 비해 우리 사회가 포용할 수 있는 범위도 꽤 늘었다고 하지만, 오랫동안 앓아온 몸살이 빠르게 낫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가운데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여자가 갑자기 나의 세계로 들어와 일상을 휘젓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꾸만 눈길이 가는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다. 철저하게 지켜온 원칙이 무너진 순간, 작게 난 빈틈 사이로 빛이 들어왔다. 회색빛으로 가득했던 세상을 따스함으로 물들인 단 한 사람. 그의 이름은 곧 ‘운명’이자 ‘사랑’이었다.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대작 드라마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철조망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이 그 주인공이다. 인기 스타 현빈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으면서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고전은 우리에게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로부터 삶의 지혜를 얻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고전의 가치가 바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뮤지컬로 재탄생한 고전도 예외는 아니다. 생동감 넘치는 무대예술로 눈 앞에 펼쳐진 고전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작이다. 재미와 감동을 뛰어넘어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탐색하는 과정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삶에 가치를 더한다.뮤지컬 ‘웃는 남자’가 변함없
뮤지컬 ‘아이다’ 프레스콜이 지난 24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렸다. 약 한 시간 동안 주요 장면 시연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된 ‘아이다’ 프레스콜은 네이버 공연TV와 네이버 NOW로 중계돼 현장에 참석한 언론 매체 외에 일반 관객들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모두 일곱 가지 넘버를 선보였는데, 특히 이번에는 기존 프레스콜에서 보지 못했던 넘버 시연이 포함돼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프레스콜에 알맞게 장면 간 연결이 본 공연처럼 완벽한 스토리로 이어지지 않았어도 누구나 충분히 내용을 짐작
보이지 않는 힘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평범하게 흘러간다 여겼던 일상이 실제론 누군가에 의해 조종을 당하고 있었다거나, 앞으로 마주할 미래가 나도 모르는 새 이미 정해져 있다는 등의 다소 운명론적인 상상은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되어 발걸음을 붙든다. 대응할 수 없는 힘 앞에 놓인 인간은 한없이 무력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데스노트’는 일종의 경고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초월적인 힘에 의지해 세상을 바꾸려는 자와 그릇된 정의를 저지하려는 자 사이에 벌어진 접전은 무척 흥미로우면서도 서늘하다.
상상이 이룩한 세계는 놀랍도록 현실과 닮아있다. 마치 이루지 못한 갈망을 성취하려는 듯, 의식은 무의식에 거울처럼 투영돼 주위를 비춘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는 꽤 흥미롭다. 중심 사건을 계기로 인물들이 내면에 품은 욕망과 마주하며 겪는 갈등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이나, 불분명한 관계 속에서 서로의 마음이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살피는 과정 모두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섬세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쌓여있던 감정만큼이나 길어진 문장들은 과연 현실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단초가 될 것인가.뮤지컬 ‘
수많은 뮤지컬 가운데 가장 강렬한 오프닝을 선보인 작품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라이온 킹(The Lion King)’이다. 주술사 라피키의 외침에 온갖 동물들이 하나둘씩 무대 위로 등장하는데 직접 보면서도 믿기 어려울 만큼 현실적이어서 더 놀랍다. 마치 라피키가 불러낸 마법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장면은 장차 프라이드 랜드를 다스릴 차세대 왕이자 아기 사자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다. 본래 동물 분장을 한 연기자가 객석 통로를 지나 무대로 입장하는 모습이 압권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현재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해당 부분을 변경했다.
‘내 그대를 여름날에 비하랴. 그대는 여름보다 더 사랑스럽고 온화하여라’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8번은 무더운 계절이면 문득 떠오르던 명작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뜨거운 환호 속에 좌중을 휘어잡으며 이 구절을 읊는 ‘록스타’ 셰익스피어가 자연스레 겹친다. 시간을 거슬러 온 뮤지컬 속 셰익스피어는 과장된 목깃이 달린 가죽 재킷을 입고 한껏 리듬을 타며 소네트를 노래한다. 만약 셰익스피어가 이런 모습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이렇게 유쾌한 상상이 꼬리를 물수록 기발함이 더욱 빛난다.뮤지컬 ‘썸씽로튼(Something Rotten!
분명 친절한 작품은 아니다. 대사가 거의 없는 데다 언뜻 보면 뚜렷한 서사조차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묘하게 다시 생각이 난다. 문득 각인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고 기억을 하나둘 모아 곱씹게 된다.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어지는 작품이 아닐까. 아마도 뮤지컬 ‘더 데빌’을 접해본 적이 있는 관객이라면 분명 비슷한 경험을 해봤으리라 생각한다.뮤지컬 ‘더 데빌’이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 기반해 탄생한 창작 뮤지컬로,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파격적이면서도 독특하게 조명해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2014년 초연
여기, 인생을 바꿀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서글프다 못해 지루한 가난에서 벗어나 귀족이 되어 새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 말이다. 단, 반드시 서열 정리를 해야 한다. 그것도 내 앞에 줄지어 선 가문의 후계자를 여덟 명이나 제거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쯤 되면 대부분 포기할 텐데, 놀랍게도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주인공 몬티 나바로는 과감하게 직진하기로 결심한다. 힘겨웠던 과거를 뒤로하고 콧대 높은 다이스퀴스 가문에 도전장을 내민 그가 과연 가문의 일인자가 되겠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궁금하지 않은가.답답한 일상에 단비
악명 높은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 잔혹한 범행 수법과 엽기적인 사체 훼손 행각으로 19세기 말 영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그가 뮤지컬 속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섰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연쇄 살인범은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혼란했던 당대 사회를 더 큰 혼란에 빠트리며 사건을 끝내 미궁으로 남겨두었다. 무대 위에 오른 그의 행적을 좇다 보면 우리는 과연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될까.뮤지컬 ‘잭 더 리퍼’가 개막 소식을 전했다. 지난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공연은 오는 2022년 2월 6일까지 이
과학 기술은 문명의 꽃을 피우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덕분에 우리는 상상을 실현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감히 꿈꾸지도 못했던 일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20세기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라 기록된 복제 양 돌리의 등장은 인간 복제 가능성을 열었고, 나아가 우리 삶을 더욱 넓은 범주로 확장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게 했다.하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대가는 반드시 뒤따르는 법이다. 요약하자면 불완전한 성공이었다. 윤리적 난제와 부딪힌 과학은 앞으로 인간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어쩌면 우리가 미처 알 수
시간을 뛰어넘어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이 가진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도 내포된 인류의 역사를 거울삼아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도약할 디딤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고전의 가치가 바래지 않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 조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좋은 작품을 통해서라면 날 세운 비판 대신 변화를 위한 지향점으로 삼게 된다. 빅토르 위고가 쓴 프랑스 대표 고전 문학으로부터 출발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도 마찬가지다. 격변과 혼동으로 가득한 시대를 그린 작품에는 언제나 변치
노래가 가진 힘은 위대하다. 오로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몇 가지 행복 가운데 하나인 노래는 아름다운 선율에 위로를 담아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때때로 삶을 지탱할 에너지가 되어 용기를 북돋운다. 또 잊고 있던 추억을 되살려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기도 한다.뮤지컬 ‘하데스타운(Hadestown)’에도 이런 노래의 위력이 잘 나타나 있다. 음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뮤지컬에서 노래가 작품을 풀어가는 도구였다면, 이 작품에서만큼은 확실히 좀 더 특별한 의미를 내포한다. 신과 인간이 함께 부른 노래는 그 어느 때보다 황홀한 위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