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면세점 재고 물건 시중 판매 오는 10월 29일까지 허용
패션잡화 중 6개월 이상 장기재고 대상…화장품 및 주류 등 제외

텅 빈 인천공항 면세점 모습 ⓒ뉴시스
텅 빈 인천공항 면세점 모습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재고로 남은 면세점 명품들이 최대 50% 할인 가격으로 시중에 풀렸다. 시행 첫날인 오늘 온라인몰 서버가 다운되는 등 주문자가 폭주하면서 준비된 물량이 대부분 품절된 상태다.

3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면세점의 명품 재고 예약 판매를 시작으로 장기 재고 면세품의 국내 판매가 개시됐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 4월 면세점 재고 물건 내수 통관 판매를 오는 10월 29일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면세점 재고 물건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면세점 매출이 급감하자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현행 규정은 판매되지 않고 창고에 쌓인 재고의 경우 소각하거나 공급자 반품만 가능하다. 이번에 시중에 풀리는 제품들은 가방·지갑 등 패션잡화 중 6개월 이상 장기 재고에 한한 것으로, 화장품·향수 및 주류 등은 제외된다.

구매 방법은 일반적인 인터넷 쇼핑과 같다. 온라인몰에 접속해 물건을 확인한 뒤 결제하면 된다. 통관을 거쳐 들어오는 제품들이기 때문에 면세품에 적용됐던 600달러 면세 한도나 5000달러 구매 한도, 1인당 수량 제한도 없다.

다만 명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기회인데다 물량이 넉넉지 않아 준비된 제품의 상당수가 품절됐다. 3일 가장 먼저 판매를 게시한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판매 시작시간인 10시 이전부터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려 온라인몰 SI빌리지의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신세계 측은 SI빌리지에서 보테가베네타와 생로랑, 발렌시아가와 발렌티노 등 4가지 명품 브랜드를 선보이며 백화점 정상가보다 10%에서 최대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신세계는 SSG닷컴에서도 이날 오전 9시부터 펜디와 지방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측은 오프라인 매장 위주로 면세점 재고 명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 측은 오는 26일 열릴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 맞춰 총 10개 브랜드 제품을 백화점 및 아울렛에서 판매한다. 롯데와 신세계면세점이 판매하는 명품 재고에는 이른바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 브랜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면세점 및 현대면세점 또한 이달 안으로 재고 면세품 판매를 검토 후 명품 재고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면세점업계는 현재 출입국 인원 급감으로 극심한 매출 하락과 경영 위기에 몰린 상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4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입국은 2만9415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8.2% 줄었다. 같은 달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여객도 지난해 동기보다 9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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