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의 방한, 판문점에서 대북 특별 메시지 내놓을 듯
문재인 대통령, 백악관에 연내 북미정상회담 추진 타전
매파 사라진 백악관, 긍정적 검토로 이어지고 있어
靑 외교안보라인 교체, 대북 특사 파견 검토로 이어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뉴시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7월초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로 하면서 그의 행보에 모든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전의 카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북미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연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가 미지수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우리나라를 방한한다는 말에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북특별대표이기 때문에 방한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예측은 했지만 그동안의 북미 대화에서 과연 얼마나 큰 진전이 있겠냐는 부정적인 입장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1일 상황은 바뀌었다는 것이 감지됐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열린 한-EU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선 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文 정부, 연내 북미정상회담 거론

문 대통령만 언급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같은 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진흥재단 주최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 미국 대선 전에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백악관 내 긍정적 기류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비건 대표의 방한이 단순 방한이 아니라 어떤 특별한 의미를 담은 방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우리 외교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발표했고, 미국 국무부 역시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한발 빼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비건 대표가 방한 할 때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메시지에 과연 어떤 것이 담길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 전에 평양이나 워싱턴에서 만나자는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반전을 노리기 위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워싱턴으로 초대해서 미국의 유권자들의 이목을 확실하게 집중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서 평양을 방문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이 전 세계에 타전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는 미국 대선에서 상당한 반전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미국 유권자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줄 반전의 카드이다.

북미정상회담에 담길 내용은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평양이나 워싱턴에서 만남을 갖는다고 해서 반전의 카드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남을 가졌기 때문에 세 번째 만남에 미국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지만 완전한 반전 카드는 될 수 없다.

따라서 북미정상회담에 담길 내용이 무엇이냐가 가장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종전선언이 담기지 않겠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온다. 그 이유는 존 볼턴 전 백악관 보좌관의 회고록에 이미 담겨져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싱가포르 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추진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견제를 하면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으로 인해 미국 내 대북 강경파의 목소리를 잦아지게 됐고, 아베 총리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자국의 혼란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기에 견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하려고 해도 이제 막을 세력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 유권자들에게 확실한 반전 카드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종전선언만한 것이 없다.

또한 북한이 원하는 대북 제재 해제를 위해서는 첫 번째 단계로 종전선언만한 것이 없으며,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으로 이어진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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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반응은

문제는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여부다. 이미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 쌓기 위한 만남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만약 비건 대표가 방한해서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에 전달한다고 한다면 기존보다 더 진전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북한이 침묵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문 대통령의 역할도 다시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을 통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중재자론이 두 사람의 만남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해왔는지 나타났다.

미국 대선 직전 북미정상회담 추진 역시 문 대통령이 백악관에 의사를 전달했고, 백악관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미국 대선 직전 북미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이 중재자로 나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미국 대선 직전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해서 조만간 대북 특사를 파견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교체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외교안보수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도 임 전 실장이 외교안보수석이 된다면 첫 번째 행보는 대북 특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특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북미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전달하고,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막후 노력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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