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3차 추경 끝나는 오는 7일 출마 저울질
이낙연 신경 쓰는 김부겸, 오는 9일 출마 예고
친낙 vs 비낙 구도로 재편되는 당권 경쟁
친낙 지도부 구성되느냐 관심 초점 모여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된다. 이낙연 의원이 오는 7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김부겸 전 의원은 오는 9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현재 4인이 출마 저울질을 하고 있기에 이들이 출마 선언하면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들어간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 때문에 이낙연 의원의 경우 내년 3월 10일 이전에 당 대표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 또한 친낙 vs 비낙 구도로 당권 경쟁은 재편될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민주당이 3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3차 추경안을 처리한다. 이낙연 의원은 오는 7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원래 6월말 출마 예정이었지만 3차 추경안 처리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7일로 옮긴 것이다. 3차 추경이 처리되고 나면 이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다는 계획 하에 7일로 날짜를 잡았다.
김부겸 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9일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당 대표 임기 완주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이 의원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이다.
대권-당권 분리 당헌-당규 규정에 따라 대선에 출마를 해야 하는 이 의원은 내년 3월 10일 이전에 당 대표에서 내려와야 한다.
7개월짜리 당 대표
이 의원의 가장 큰 약점은 7개월짜리 당 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에 출마를 하고자 하는 당 대표는 대선일 1년 전까지 당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 2022년 3월 10일이 대선일인 점을 감안하면 2021년 3월 10일까지 당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러다보니 7개월짜리 당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대표가 대권 가도를 밟는 중간단계 쯤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이 당 대표 임기 완주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 의원의 약점을 치고 나가겠다는 의미다. 자신은 당 대표를 대권으로 가는 중간단계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이는 ‘친낙 vs 비낙’ 구도로 만드는 결정적인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차기 대권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후보보다 당권에 한발 다가간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내에서도 ‘친낙’과 ‘비낙’으로 나뉜다. 이낙연 대세론을 따르는 무리들은 친낙으로 재편되고, 이 의원에 대해 반감을 갖는 무리들은 비낙으로 분류된다.
비낙 세력에게 ‘당 대표 임기 완주’ 카드를 제시함으로써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것이 김 전 의원의 판단이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친낙과 비낙의 구도로 재편하겠다는 계산이다.
김 전 의원이 비낙의 대표주자로 떠오르면서 양강 구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김 전 의원의 계산이다. 이런 이유로 전당대회 내내 친낙과 비낙의 구도를 만들기 위해 김 전 의원은 부단히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구도에 대해 지나치게 전당대회가 과열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후보 단일화가 가장 최대 변수
다만 우원식·홍영표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4자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문제는 4자 구도가 됐을 경우 과연 이 의원의 대세론을 다른 후보들이 극복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4자 구도로 재편될 경우 비낙 세력의 표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두 자멸하는 길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후보 단일화를 꾀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이번 전당대회에 가장 큰 변수는 비낙 후보들의 후보 단일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비록 차기 대권 주자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당내 조직이 아직 약한 편이다. 따라서 권리당원이나 대의원 선거에서 어떤 변수가 될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여기에 비낙 후보들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 의원이 워낙 큰 후보인 것은 틀림없지만 후보 단일화만 꾀한다면 승부는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8월 29일까지는 아직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른 변수는 당 대표-최고위원 임기 분리이다. 기존에는 당 대표가 그만두면 최고위원은 다음 당 대표가 임시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때까지만 임기를 채울 수 있다. 즉, 새로운 당 대표가 당선되면 최고위원은 그만둬야 한다.
하지만 당 대표-최고위원 임기 분리 규정을 개정하면서 이제 최고위원 임기는 정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로 못을 박았다. 즉, 만약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 후 내년 3월 10일 이전에 그만두더라도 최고위원은 2022년 8월 29일까지 채울 수 있다. 즉, 임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만 선출하면 된다.
당 대표-최고위원 임기 분리
문제는 당 대표-최고위원 임기 분리 규정 개정을 놓고 다른 대권 주자들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의원이 대세론이기 때문에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그 최고위원들 역시 친낙 인사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친낙 최고위원들이 당 대표-최고위원 임기 분리 규정에 따라 2022년 8월 29일까지 임기를 채우게 된다면 대선 경선에서 이 의원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전당대회에서 또 다른 변수는 당 대표-최고위원 임기 분리 규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거꾸로 비낙 인사들이 최고위원이 된다면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고위원 후보로 누가 나서느냐도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고위원에 친낙 인사냐 비낙 인사냐에 따라 앞으로 당 지도부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수는 이 의원의 말실수다. 최근 이 의원이 말실수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 의원이 평소 침착하기로 유명하지만 가끔 말실수를 하면서 그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이 상당하다. 결국 이 의원을 극복하는 방법은 이 의원 스스로에게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