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삼성생명공익재단(이사장 이재용, 이하 재단)이 운영하는 삼성서울병원이 삼성계열사를 통해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고영인 의원이 보건복지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병원회계자료 등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동일규모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외주용역비 사용이 과다했으며, 특수관계법인인 삼성계열사에 한 해 1400억원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 의원은 이를 두고 삼성서울병원이 상당 부분 삼성계열사에 수의계약방식 등으로 비용을 집행하는 등의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대형병원의 외주용역비는 환자와 직원들을 위한 건물 청소, 시설관리, 경비, 급식, 세탁, 전산시스템관리 등의 용역에 쓰이게 된다. 그 외 외주용역은 병원마다 다르고 어떠한 외주용역을 하고 있는지 ‘기타용역’으로 묶여 분류되기에 보건복지부에 세부내역을 보고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외주용역의 경우 청소, 경비 등의 인원은 동급 병원에 비해 최소한의 인원을 고용해 비용을 줄인 점이 확인됐으며, 기타용역에는 1300억원 규모의 가장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서울병원과의 특수관계법인인 삼성계열사에 대한 지출은 한 해 약 14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지난해 삼성생명보험에 548억, 식음 브랜드인 삼성웰스토리에 291억, 에스원에 287억, 삼성SDS에 241억 등 삼성계열사에만 1412억을 몰아줬다. 아울러 재단의 매년 95% 가량의 수입과 지출이 삼성서울병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고 의원은 동급 병원에 비해 삼성서울병원의 외주용역비 지출이 과도하게 크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비슷한 규모의 병상의 대형병원과 비교했을 때, 삼성서울병원은 외주용역비를 고용 1인당 1억4천만원가량을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비슷한 병상수 규모의 길병원이 1인당 4천만원을 지급하는 것에 비하면 3.5배가 넘는 규모다.

이 같은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행태는 더욱 큰 병상규모인 현대그룹계열 서울아산병원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서울아산병원은 재단법인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고 있으며 한 해 특수관계법인 거래 비용이 5~6억 수준으로, 삼성서울병원의 거래비용은 이의 220배에 달한다.

외주용역비가 병상 수에 의해서만 좌우되지는 않지만 삼성서울병원의 일반적 외주용역비인 청소, 경비, 급식비 등은 다른 병원보다 적게 쓰면서 사용처가 불분명한 외주용역비와 삼성SDS에 맡기는 전산시스템관리비는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고 의원의 설명이다. 

고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운영하지 않는 삼성서울병원이 삼성계열사에 일감을 주는 것도 부족해 고액으로 수의계약 등을 통한 불공정거래를 진행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며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부당계열사 불공정거래와 헬스케어사업 등 1석 3조 이상의 규모의 핵심기지로 삼성서울병원을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서울병원 측은 계열사와의 거래가 공정거래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본원은 병원 운영 특성상 효율성과 보안성이 요구되는 일부 분야에서 계열사와 거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공인재단은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계열사와 정상 가격으로 거래하고 있는 만큼 공정거래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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