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의 한진칼 자금 지원 통한 인수설 부상
산업은행 “여러 옵션 중 검토, 확정된 바 없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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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기업 정상화를 위한 여러 옵션 중 하나로 이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두 항공사의 합병이 현실화 된다면 초대형 국적항공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 금호산업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란 일반 유상증자와 달리 신주의 인수자를 특정 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이뤄지면 자산 40조원, 매출 19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대한항공의 보유 항공기 수는 여객기와 화물기를 포함해 169대다. 아시아나항공의 87대와 합하면 총 256대로 늘어난다. 

산업은행은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협상이 결렬된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고심해왔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직접 인수하는 방법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종 업계의 인수설이 흘러나오며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진그룹으로서는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나쁜 선택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과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아사아나항공을 사들이고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주주 지위를 얻게 되면, 조원태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부사장 등의 3자 주주연합으로부터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공 산업 독점에 따른 시장의 우려와 반(反) 조원태 주주연합의 반발은 풀어야할 숙제다. 특히 국내 유일한 대형 국적항공사 2곳의 합병이 이뤄지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저비용 항공사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여객선 공급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3자 주주연합의 반대 움직임 역시 가시화 된 모습이다. 실제 KCGI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아시아나항공의 한진그룹 편입은 고용과 안전은 물론 주주 및 채권단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KCGI는 입장문을 통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적 시너지와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재무적으로 최악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편입시키는 것은 임직원의 고용과 항공안전 문제 등 고객들의 피해와 주주 및 채권단의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며 “따라서 충분한 검토와 투명한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인수 방식을 검토 중인 산업은행은 “여러 가지 옵션 가운데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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