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코써치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임원과 직원의 임금격차가 작년보다 더 벌어져 4.7배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15일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의 최근 2년 간 3분기 인건비 및 평균 보수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각 기업 정기보고서를 참고해 15개 업종별 매출 상위 20곳씩 총 30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각 년도별 3분기(1~9월)까지 지급된 인건비 현황을 기준으로 해 지급한 인건비 현황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 임원은 미등기 기준이고 CEO를 포함한 사내·외 등기이사는 제외했다.

조사 결과 올 3분기까지 300대 기업에서 임원과 직원에게 지출한 인건비는 총 55조7831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55조8676억원보다 844억원 줄었다.

하지만 임원과 직원의 보수 상황은 달랐다. 직원 인건비는 53조7450억원에서 53조5493억원으로 1957억원 줄었지만 임원 보수는 2조1226억원에서 2조2338억원으로 1112억원 늘었다.

기업별로 보면 올 3분기 총 인건비 금액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임직원에게 6조7871억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7조4332억원으로 6461억원(9.5%) 증가했다. LG화학의 경우 1조3180억원에서 1조3639억원으로 459억원, 포스코는 1조2606억원에서 1조2982억원으로 376억원 가량 인건비가 늘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조6200억원이던 임금 규모가 1조9542억원으로 6658억원(25.4%↓)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1조2245억원에서 9653억원으로 1년 새 2591억원(21.2%↓) 줄었다.

이어 LG디스플레이 1513억원(9.7%↓), 케이티 551억원(3.8%↓), 현대차 113억원(0.3%↓), LG전자 43억원(0.2%↓) 순으로 인건비가 감소했다.

이 같은 인건비 하락세는 고용 인원 감소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조사 대상 300대 기업의 작년 3분기 직원 수는 98만4409명이었지만 올해는 97만4450명으로 1년 만에 9959명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임원 자리도 8775명에서 8627명으로 148명이 감소했다.

하지만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다. 300대 기업의 올 3분기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5496만원으로 작년보다 36만원(0.6%↑)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데 반해 임원의 평균 임금은 2억4189만원에서 2억5894만원으로 1705만원(7%↑)이나 늘었다.

이에 따른 임원과 직원 간 평균 보수 격차는 작년 3분기 기준 4.43배에서 올해 4.71배로 더 벌어졌다.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곳은 전자 업종으로 7.36배나 차이 났다. 무역·유통도 7.26배로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컸다. 정보·통신(5.93배), 식품(4.41배), 금융(4.2배) 업종도 4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반대로 기계 업종은 2.25배로 임금 격차가 가장 적었다.

기업 중 임원 평균 보수가 가장 많은 곳은 메리츠증권이었다. 메리츠증권의 미등기 임원 수는 38명, 지급한 인건비 규모는 319억원으로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8억4210만원이었다.

이어 엔씨소프트(6억5020만원), 삼성전자(5억6990만원), SK하이닉스(4억8270만원), 포스코케미칼(4억7790만원), LG생활건강(4억7200만원), SK텔레콤(4억5560만원), 포스코(4억5100만원), GS건설(4억3670만원), LG전자(4억3060만원) 순으로 임원 평균 보수가 높았다.

메리츠증권은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평균 보수도 가장 높았다. 이 회사의 직원 평균 보수는 1억1970만원으로 1억원을 넘겼다.

이어 삼성증권(9490만원), NH투자증권(9430만원), SK텔레콤(9060만원), 미래에셋대우(8930만원), 코리안리(8540만원), 유안타증권(8340만원), 카카오(8200만원), 롯데정밀화학(7940만원), S-Oil(7890만원) 순으로 높았다.

임원 보수가 높은 업종은 전자(4억5838만원), 정보·통신(3억5704만원), 금융(2억8184만원), 무역·유통(2억6865만원), 철강(2억3634만원), 석유·화학(2억2778만원) 등이다.

직원의 평균 보수는 금융 업종이 6707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전자(6226만원), 정보·통신(6026만원), 철강(5978만원), 자동차(5913만원), 석유·화학(5827만원), 건설(5588만원), 기계(5261만원) 업종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유통과 운수,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 고용과 인건비를 줄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흐름이 강해 업종 간 임직원에게 돌아가는 임금에 대한 빛과 그림자도 더욱 선명하게 갈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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