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앞두고 굳이 이슈화 필요 있을까
가세연, 김병욱 성폭행 의혹 제기하고 나서
민주당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가짜뉴스 근절 외쳐, 가세연 신뢰도는 과연
박원순·오거돈 때문에 입장 못 내놓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폭행 의혹으로 탈당을 선언한 김병욱 의원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한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폭행 의혹으로 탈당을 선언한 김병욱 의원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한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성폭행 의혹으로 인해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성폭행 의혹에 대해 그리고 탈당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느 때였다면 아마도 상당히 많은 논평이 쏟아졌을 것이라고 판단되지만 흔한 논평조차 없다. 그저 조용한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조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굳이 언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보좌관 시절인 2018년 인턴 여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이 이같은 주장을 했고, 김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면서 7일 탈당했다.

김 의원의 성폭행 의혹은 정치권의 새해 벽두부터 상당한 이슈인 것은 분명하다. 성폭행이라는 ‘휘발성’ 강한 이슈이기 때문에 해당 이슈를 띄우기 시작하면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하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성(性)과 관련된 이슈가 나오면 무조건 이슈 띄우기에 바빴던 것도 사실이다.

너무도 조용한 더불어민주당

하지만 상대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너무 조용하다. 김 의원에 대해 흔한 논평조차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성 의원들이 성명서라도 발표했을텐데 그러하지도 않았다. 실체적 진실을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것이었는데 현재로서 조용하다.

그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있고, 마치 당 지도부가 지시를 내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그런 형국이다.

다만 김병욱 의원이 국민의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있기 때문에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출입 기자들에게 ‘국민의힘 의원과 동명이인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제목에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을 명기하기를 바란다는 당부 이외에는 없다.

그야말로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야당에서 성폭행 의혹이 불거졌다는 것은 여당으로서는 호재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당의 공식적인 반응은 물론 여성 의원들까지 나서서 김병욱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계속해서 침묵만 일관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 속에서도 그럴 수도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번 사안이 더불어민주당에게 결코 유리한 이슈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반응을 내는 것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가짜뉴스 근절 외친 민주당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가세연이라는 매체의 특수성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 가세연이 그동안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는 이슈를 띄웠다. 하지만 일부 내용은 가짜뉴스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가짜뉴스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표를 삼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가세연이 주장한 의혹을 갖고 대응을 해야 하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가세연을 ‘황색언론의 전형’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세연이 김 의원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다고 해서 덥썩 물어서 입장 발표를 한다면 ‘가짜뉴스 근절’이라는 더불어민주당 목표와 상충되는 상황이 전개된다.

김 의원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물증이나 증언 등이 나온다면 그때 반응을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가세연에서 김 의원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나 증언 등에 대해 제시를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민주당이 김 의원과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상당히 곤혹스런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김 의원의 성폭행 의혹 논란은 좋은 이슈이기 하지만 성급하게 다가갈 수 없는 이슈이기도 하다.

4월 보궐선거 때문에

또 다른 이유는 4월 보궐선거 때문이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원인을 생각한다면 김 의원 성폭행 의혹 논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것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김 의원 성폭행 논란에 대해 메시지를 낸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이 메시지를 내주기를 원하는 그런 상황이다.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메시지를 낼 경우 그에 따른 반박 메시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적반하장 더불어민주당은 자중하라”는 식의 반박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메시지를 내는데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김 의원 성폭행 의혹 논란에 대해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조용한 상황이다.

다만 가세연이 주장한 성폭행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나 증언을 가세연이나 다른 쪽에서 제기가 된다면 더불어민주당으로서도 이 문제에 대해 메시지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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