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유료 아이템 ‘확률 공개’ 발표 이후, 타사 움직임에 주목 
엔씨 “넥슨 발표 전부터 유료 아이템 확률 공개, 유저 의견 수렴 중”
넷마블 “주요 게임 인챈트 확률 공개 중, 다른 게임도 반영해 나갈 것”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트럭시위에 나선 유저들 ⓒ뉴시스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트럭시위에 나선 유저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중 넥슨이 가장 먼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전면 공개를 선언한 가운데,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도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은 이용자들의 의견을 검토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방법이나 일정이 제시되진 않았지만, 이들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넷마블 관계자는 “자율규제와 무관하게 이미 주요 게임들의 인챈트 확률을 공개 해오고 있다”라며 “세부적인 범위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향후 이용자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순차적으로 다른 게임들에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반영해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내부 임원의 발언을 통해 모든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역시 확률 공개 여부에 대한 이용자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용자 의견 수렴하면서 검토해나갈 계획이다”라며 “다만 엔씨는 넥슨 발표 이전부터 이미 유료 강화 및 합성 아이템에 대한 확률을 공개해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요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에 대한 입장은 불과 한 달 전과 비교해 정반대로 뒤바뀐 상황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 등의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전부개정안’이 발의된 이후, 지난 2월 15일 “게임법 전부 개정안이 산업 진흥 아닌 규제로 쏠려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놨다.

당시 협회는 “확률형 아이템은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연구해야 하며 사업자들이 비밀로 관리하고 있는 대표적 영업비밀”이라며 “개정안은 영업비밀이라는 재산권을 제한하므로 입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하지만 정치권의 비판은 물론,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유저들의 불만과 불매운동이 거세지면서 게임 업계의 반대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특히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업데이트 이후 아이템 확률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유저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넥슨은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용자들은 아이템 확률의 전면 공개를 요구하며 트럭시위에 나섰고, 결국 회사는 이달 초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유료 아이템 확률을 전면 공개하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넥슨의 이정헌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더 이상 이용자의 목소리에 둔감하지 않겠다.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오늘부터 공개한다”라며 “앞으로 넥슨이 만들고 서비스하는 게임들은 ‘이용자들 누구나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라는 대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넥슨의 발표 이후 업계 내외의 시선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에 쏠렸다. 국내 게임업계 매출 1위 기업 넥슨이 확률 전면 공개 방침을 공식화한 만큼,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역시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수차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르내리며 사행성을 조장하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비판을 받았고,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 또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으로부터 ‘확률장사 5대 악겜’ 중 하나로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의뢰 대상으로 지목된 바 있다.

특히 최근 확산된 유저들의 게임업계에 대한 반발은 넷마블로부터 촉발된 측면이 있다. 넷마블 페이트그랜드오더 유저들은 지난 1월 사측이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특정 이벤트를 중단하자 대대적인 트럭시위에 나섰다. 해당 이슈는 확률형 아이템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지만 유저들 사이에서는 트럭시위의 출발을 알린 ‘1월 혁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다만 게임 업계에서는 각 기업이 넥슨처럼 개별적인 확률 정보 공개안을 내놓기 보다는 협회 차원에서 추가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개별 기업이 따로 발표를 한다기 보다는 자율정책기구 등을 통해 같이 가야 할 문제다”라며 “이제는 여러 협의체들이 어우러져야 하는 시기고 그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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