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2분기 실적 성적표를 내놨다. 업계에서는 신작 출시 연기 등에 따른 새로운 수익원 부재와 마케팅 및 인건비 증가 등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3사는 이날 일제히 2021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넥슨은 올해 2분기 560억엔(한화 약 5848억976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실적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 전년 동기 대비 42%, 55% 줄어든 154억엔(한화 약 1608억4684만원), 90억엔(한화 약 940억140만원)으로 집계됐다. 

넥슨 2021년 2분기 실적표 ⓒ넥슨
넥슨 2021년 2분기 실적표 ⓒ넥슨

업계 일각에서는 신작의 부재와 암호화폐 투자 실패 등이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넥슨은 올해 들어 아직까지 단 한 편의 신작도 선보이지 않았으며 지난 4월 매수한 비트코인이 6월까지 하락세를 보이면서 원금의 40%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넥슨은 국내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는 이어갔다. 넥슨의 한국 지역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바람의 나라: 연’은 신규 전력 콘텐츠를 선보이며 매출을 견인했으며 ‘서든어택’과 ‘FIFA온라인4’도 유저 친화적인 업데이트로 호응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또 넥슨은 지난 5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프로젝트 매그넘’과 ‘프로젝트 HP’ 등 신작 7종, 유저들과 소통하며 개발해가는 서브브랜드 ‘프로젝트 얼리스테이지’를 공개하며 향후 성장 방향을 밝힌 바 있어 하반기 실적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넥슨 일본법인 오웬 마호니 대표이사는 “넥슨은 멀티플랫폼 기반으로 기업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갈 다수의 신작을 개발 중이다”라며 “자사가 보유한 우수한 글로벌 IP의 가치 확장과 신규 IP 발굴 및 육성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2021년 2분기 넷마블 실적표 ⓒ넷마블
2021년 2분기 넷마블 실적표 ⓒ넷마블

넷마블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772억원, 영업이익 162억원, 당기순이익 482억원을 기록하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8%, 80.2%, 43.4% 씩 줄어든 수준이다. 

넷마블은 지난 6월 10일 글로벌 5개 지역에 출시한 ‘제2의 나라:Cross Worlds’의 매출이 이번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고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 및 인건비 증가 등의 요인으로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는 자체 분석을 내놨다. 실제 제2의 나라는 출시 이후 지브리의 감성이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아시아권에서 인기작 반열에 올랐다. 

이밖에도 넷마블은 하반기 기대신작인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글로벌 출시와 소셜 카지노 게임 기업 ‘스핀엑스’ 인수 등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스핀엑스는 글로벌 모바일 소셜 카지노 게임 장르 3위 기업이다. 넷마블은 이번 인수가 캐주얼 게임 라인업 확대 및 사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2분기 ‘제2의나라’ 론칭에 이어 하반기에는 8월 25일 글로벌 240개국 출시를 앞둔 ‘마블 퓨쳐 레볼루션’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 게임들이 선보일 예정이며, 여기에 최근 인수계약을 체결한 스핀엑스의 가세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2분기 엔씨소프트 실적표 ⓒ엔씨소프트
2021년 2분기 엔씨소프트 실적표 ⓒ엔씨소프트

엔씨 역시 2021년 연결기준 매출 5385억원, 영업이익 1128억원, 당기순이익 9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변동이 없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6%, 40%씩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5월 출시한 트릭스터M의 흥행이 주춤했고, 올해 2분기 선보일 것으로 예정됐던 ‘블레이드앤소울2’의 출시가 연기되면서 실적 기대치를 하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오딘’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1위를 고수하던 리니지M 시리즈를 밀어낸 것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엔씨는 지난 3월 대만과 일본에 리니지M을 출시하면서 두 지역의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각각 552%, 161%씩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해외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으며 올해 안에 북미와 유럽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장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746만명이라는 국내 최다 사전 예약 기록을 수립한 ‘블레이드앤소울2’의 출시가 오는 8월 26일 예정대로 진행되면 엔씨의 올해 하반기 실적은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엔씨는 오는 8월 19일 글로벌 신작 ‘리니지W’의 온라인 쇼케이스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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