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조현아‧반도건설 등 주식 공동보유계약 해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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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장악에 반대하며 연합전선을 꾸렸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 공식해체를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조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 되는 모습이다. 

2일 사모펀드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은 주주연합간의 공동보유계약 해지를 전날 공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9년 故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이후 아들 조원태가 회장자리에 오르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해 1월 3자 주주연합을 결성했다.

당시 3자 연합은 “공동보유 합의는 기업 발전에 대한 비전과 능력도 없이 한진그룹을 특정개인의 사유물과 같이 운영하는 기존 경영체제를 새로운 전문경영체제로 변화시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3자 연합이 보유한 지분은 KCGI 산하 펀드 그레이스홀딩스가 17.54%,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 17.15%,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5.71% 등 40.4%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들은 보유한 주식을 바탕으로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행동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주주총회의 승인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더욱이 지난해 12월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사실상 조 회장 우호 지분이 늘어나 3자 연합의 영향력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당시 조 회장 측 지분은 47.33%로 3자 연합을 6%p 이상 상회했다. 

이들은 이후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참여를 막기 위해 신주발행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기각됐고, 지난 3월 주총을 앞두고서는 주주제안서 마저 제출하지 않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 수순을 밟았다.   

본격적인 조 회장 체제에 올라선 한진그룹은 오는 2024년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두 대형 항공사의 인수합병이 마무리 되면 대한항공은 글로벌 7위 규모의 항공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진그룹 역시 재계 1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하지만 KCGI는 주주연합 해체를 결정했음에도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KCGI 관계자는 “KCGI는 한진그룹의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20년 1월경 수차례에 걸쳐 대화를 요구했지만 경영진은 이를 모두 거절했다”라며 “이에 동일한 문제의식과 비전을 가진 주주들과 연합을 구성했고 오너 중심의 독단적 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문경영체제 도입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KCGI는 합의에 따른 주주연합간의 공동보유계약 해지를 공시했으나 앞으로도 한진그룹의 기업거버넌스 개선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주주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협력해 필요시 언제든 경영진에 채찍을 들 것”이라며 “지배구조개선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올바른 결정에 대해서는 지지를 하고 동시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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