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교보생명 등 5개 생보사만 정상판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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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ABL생명이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4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ABL생명은 29일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ABL생명은 이달 말까지 현행 ‘3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다음 달부터는 신규 판매를 중단한다.

ABL생명 관계자는 “기존 실손보험의 적은 판매물량과 높은 손해율 등을 고려해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다만 기존 실손보험 가입 고객의 전환용으로 4세대 실손보험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의 실손보험 계약 보유량은 전체 실손보험 계약량 3900만건(지난해 말 기준)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단체계약을 포함해 11만4000건(명)이다. 보험업계는 ABL생명이 이런 상황에서 실손보험 손해율까지 높아지자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ABL생명의 실손보험 판매 중단 선언으로 생명보험사들 중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은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농협생명·흥국생명 등 5곳만 남게 됐다.

그동안 생보업계서의 실손보험은 비주력 상품인데다가 판매할수록 적자를 기록하는 등 보험사에 부담스러운 상품으로 지목돼 왔다. 그 결과 생보업계 전반적으로 실손보험을 판매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보험사들의 판매 중단으로 이어졌다.

앞서 2011년 AIA생명을 시작으로 오렌지라이프, 라이나생명이 실손보험 판매를 멈췄고, 2017년~2019년에는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이 실손보험 판매 대열에서 차례대로 손을 뗐다. 지난해 말과 올해 3월에는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최근까지 실손보험 판매를 놓고 고심하던 동양생명은 지난 24일 높은 손해율의 이유로 판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손해보험업계는 2012년 AXA(악사)손해보험 등 3개사만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메리츠화재, 롯데손보 등 10개 손보사 모두 4세대 실손보험을 정상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실손보험 사업실적 및 향후 대응계획’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2016년부터 5년 연속 적자행진 중이다. 지난해 총 적자 규모는 2조5008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손보업계 실손보험 손해액은 2조3694억원, 생보업계 실손보험 손해액은 1314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보험업계에서는 의료기관이 도수치료 등 무분별하게 비급여 진료를 늘리고, 일부 보험가입자들의 의료쇼핑이 전체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지고 실손보험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해 왔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금융당국은 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과 손해율 인상으로 인한 운용의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7월부터 4세대 실손보험을 도입키로 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가입자들이 자신의 의료 이용량에 맞게 보험료를 부담하도록 급여(주계약)와 비급여(특약)를 분리하고 비급여에 대해서는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5단계로 차등 적용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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