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실무진에서 충돌
이준석-안철수, 날카로운 신경전 공방 거세
내년 지방선거 지분 챙기기에 신경전으로
흡수합당이냐 당대당 통합이냐 기로에 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식에 이준석 대표는 한 칸 비워진 대선 경선 배터리를 모두 채웠다. 이제 경선 버스가 출발하면 된다. 하지만 그 버스에는 아직 탑승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다. 안 대표는 비록 4.7 재보선에서 대선 출마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지지율 5%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신경을 아니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문제가 지리멸렬해지면서 과연 안 대표의 의중이 어떤 의중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식 날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의 신경전은 거셌다.

안 대표는 지난 2일 청와대 앞에서 드루킹 댓글 사건에 대한 1인 시위를 하면서 기자들에게 “제1야당 대표께서도 직접 이 자리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의 입당식에 대해 “축제 분위기로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 과학적으로 지표를 살펴보면 그와는 반대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게 심히 우려된다”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쉽지 않은 양당 합당

4.7 재보선 때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지금까지도 합당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합당 의지를 다졌지만, 세부적인 내용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합당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양당 모두 합당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국민의힘은 ‘흡수합당’을, 국민의당은 ‘당대당 통합’을 이야기했다.

이런 이유로 합의점을 도출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결국 핵심은 ‘자리싸움’이다.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생기는 새로운 직책에 국민의당 인사를 우선 배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당은 새로운 직제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서로 생각이 맞지 않아서 결국 합의가 매번 실패로 끝나게 된다.

더욱이 내년에는 대선뿐만 아니라 지방선거도 있다. 국민의당 소속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국민의힘과의 통합 이후 자신의 자리를 확실하게 보전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

그동안 쌓아 올린 노력이 국민의힘과 합당하게 된다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장을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국민의힘으로서는 기존에 쌓아 올린 노력이 국민의당 인사들이 들어오면서 무너지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걱정이 늘어난다.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생기는 새로운 직제에 국민의당 인사를 우선 배려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기존 조직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직제 개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멀어진 합당의 꿈

합당의 꿈은 점차 멀어지는 분위기다. 아울러 두 사람 모두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합당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울러 안 대표가 지지율 5% 5%가 대선판에서는 중대한 변수가 되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반드시 추진해야 하며, 국민의당은 이 5%를 갖고 최대한 이득을 챙겨야 한다.

따라서 두 세력의 신경전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11월 야권 단일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민의당으로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보장이 확실하지 않는다면 섣불리 국민의힘과 합당을 할 수 없다. 이렇게 될 경우 국민의힘과는 대선 야권 단일화를 시도하면서도 국민의당이라는 정당은 존속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것을 용납하겠냐는 것이다. 이런 파국까지 치닫는다면 국민의힘 스타일로는 국민의당을 아예 무시하고 대선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즉, 야권 맏형으로 국민의당을 야권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나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그래도 야권

하지만 내년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 막판 합의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대표의 막판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신경전이 거세지지만 결국 두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서 합당 협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즉, 보텀업 방식이 아니라 일괄 타결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서로 얻고자 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그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치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 자산이 미천하다. 이런 이유로 쉽게 국민의힘에 입당할 수 있었지만 안 대표는 정치에 뛰어든 지 10년째다. 따라서 국민의힘에 입당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게 안 대표는 국민의힘에 입당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 그것은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대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국민의힘 내부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따라서 두 세력의 신경전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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