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사퇴, 특정 후보 지지없이 평당원 선언
이재명-이낙연, 각자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
호남 경선 앞두고 정세균 사퇴가 미치게 될 영향

정세균 전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지난 13일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특히 전북 맹주를 자처하고 있는 정세균 전 경선 후보의 이번 사퇴가 과연 대선 경선판 특히 호남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과반을 넘겨야 하고,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과반을 저지해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 전 후보의 사퇴가 자신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정세균 전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끝내 사퇴를 했다. 평당원으로 돌아가겠다며 사퇴한 정세균 전 후보가 향후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 전 후보를 지지하는 호남권 지지층들의 표심의 향방에 따라 호남 경선의 결과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긴 이재명 후보와 추격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의 대결이 20만명의 선거인단이 있는 호남에서 누구의 승리로 귀결될 지는 정 전 후보의 지지층 표심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퍼위크 넘기지 못한 정세균

정세균 전 후보는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족한 저를 오랫동안 성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면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전 후보는 추미애 후보에게 3위 자리를 내어주면서 충격을 받았고, 끝내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하면서도 누구를 지지한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사퇴를 하면서 지지자를 밝히는데, 정 전 후보는 "평당원으로 돌아가겠다"는 말만 남겼다.

정 전 후보의 1차 선거인단 투표까지 누적 결과는 4.27%이다. 득표 결과는 크지 않지만 만약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할 경우 경선판은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 전 후보는 평당원으로 돌아가겠다고만 했을 뿐이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정 전 후보의 사퇴에 대해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신경을 쓰는 이유는 호남 경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차 선거인단 투표가 끝난 후 잠시 휴식기를 갖고 추석 연휴가 끝나면 호남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호남 경선은 선거인단 숫자가 20만명이나 달할 정도로 그야말로 슈퍼 경선이다. 특히 전북에서 정 전 후보의 영향력은 막강하기 때문에 정 전 후보가 앞으로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가 이번 슈퍼 경선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호남 지지율 살펴보니

실제로 호남 지역 지지율을 살펴보면 정 전 후보의 사퇴가 호남 경선을 요동치기 충분하다. 광주에 본사가 있는 무등일보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광주·전남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광주 392·전남 608)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다자대결)에서 이재명 40.7%, 이낙연 30.4%, 정세균 2.4%로 집계됐다.

또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재명 후보 43.1%, 이낙연 후보 36.3%, 정세균 전 후보 3.6%로 나타났다. (무선 ARS(100%) 조사, 전체 응답률은 8.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무등일보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 전 후보의 지지율만 놓고 보면 크게 영향을 줄 것 같아 보이지 않지만 이재명 후보가 과반 이상을 득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정 전 후보가 이낙연 후보를 지지한다고 할 경우 이재명 후보의 과반 득표는 다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호남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이기 때문에 전북에서 맹주를 자처해왔던 정 전 후보의 지지층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각 캠프에서는 정 전 후보의 사퇴가 자신의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정 전 후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지 않은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

우리에게 유리

가장 고무적인 분위기는 이낙연 캠프다. 호남 출신인 정 전 후보가 사퇴를 했기 때문에 정 전 후보의 지지층이 같은 고향 출신인 이낙연 후보에게 몰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에서는 본선에서도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이며, 그것은 곧 이낙연 후보가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반면 이재명 후보 측은 정 전 후보가 사퇴했다고 해서 그 지지층이 이낙연 후보로 몰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 전 후보가 호남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 전 후보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을 하지 않은 만큼 이낙연 후보로 표심이 쏠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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