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그동안 경범죄로 분류돼 과태료 처분 등에 그쳤던 스토킹을 범죄로 규정해 형사처벌하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이 21일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가해자 처벌은 명시된 반면 피해자 보호 규정이 없어 반쪽짜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상대방 또는 그 동거인, 가족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우편·전화·팩스·온라인 메신저·SNS 등을 통해 글·말·그림·영상·화상을 전달하거나 제3자를 통해 이를 전달하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등상대방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에 있는 물건 등을 훼손하는 행위를 스토킹 행위로 정의한다.
스토킹 범죄를 판단하는 기준은 스토킹 행위의 지속성 또는 반복성이다.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 범죄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 흉기 등을 휴대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경찰은 스토킹 행위에 대해 신고를 받은 경우 현장에서 스토킹 행위 중단 통보 및 처벌 경고, 피해자 분리 및 수사, 상담소 또는 보호시설로 피해자 인도 등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또 긴급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주거 등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등을 조치할 수 있다.
이 같은 응급조치가 마련돼 있으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피해자 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없고, 피해자의 회복과 관련한 조치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또 피해자의 동거인, 가족을 피해자 범주에 포함했으나 이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없어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3항은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해 반의사불벌죄임을 명시하고 있다. 반의사불벌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등 압박을 지속할 수 있어 2차 가해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피해자 보호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을 마련하기 위한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해 11월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가부 법안이 통과되기까지는 절차가 필요해 연내 입법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국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40일의 입법예고를 거쳐야 하는 만큼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 시행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공군·해군 이어 육군서도 성폭력 피해 발생…떨어지는 軍 신뢰도
- [김태규 기자의 젠더 프리즘] ‘제2의 김태현’ 막으려면…사법부·수사기관 성범죄 인식 제고돼야
- ‘노원 세 모녀 살해’ 피의자 신상공개…24세 김태현
- [김태규 기자의 젠더 프리즘] 22년 만에 통과된 스토킹처벌법…‘피해자 보호’ 보완돼야
- ‘스토킹 처벌’ 제정안 국무회의 통과...최대 징역 3년
- ‘스토킹·염산테러’ 70대 남성 검찰 구속송치
- 법무부, '스토킹 처벌법‘ 입법예고…처벌 강화·피해자 보호 등 포함
- 여가부,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 마련에 박차…“조속한 입법예고 추진”
- 경북경찰, 스토킹처벌법 시행 2주 만에 21명 입건…피의자 구속 등 엄정대응
- ‘신변보호 여성 살해’ 피의자 신상공개…86년생 김병찬
- 文대통령 “폭력 희생 여성들 마음 아파…제도 정비하겠다”
- ‘신변보호 母’ 살해 피의자, 만 25세 이석준 신상공개
- ‘스토킹 살인’ 재발 막는다…경찰, 가해자 석방 시 피해자 보호조치 강화
- 서울시, 스토킹 범죄 신변보호 피해자에 안심 장비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