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라면, 20시간 동안 끓인 국물로 만든 요리 강조
일반라면 3배·기존 프리미엄보다 30%나 가격 높아
앞서 출시한 ‘칼칼라면’과 비슷한점 많지만 가격 2배?
업계에선 프리미엄 라면시장 넓힌 점 높게 평가도

하림이 지난달 출시한 ‘The 미식 장인라면’ ⓒ투데이신문
하림이 지난달 출시한 ‘The 미식 장인라면’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하림이 프리미엄 라면으로 선보인 ‘The 미식 장인라면’이 인기만큼 가격 논란으로 뜨겁다.

하림은 지난 10월 신개념 육수라면을 표방한 장인라면을 런칭하며 라면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장인라면은 <오징어게임>의 주인공인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발탁해 큰 화제를 모았다. 10월 14일에 열린 장인라면 런칭 기자간담회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직접 나설 정도로 야심차게 준비한 사업이다.

하림은 장인라면에 대해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양념채소를 20시간 동안 끓인 진짜 국물로 만든 라면요리다. 스프도 분말이 아닌 국물을 그대로 농축한 액상을 고집했다”면서 “나트륨양도 기존라면보다 적은 1.430㎎으로 줄여 국물까지 개운하게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림은 라면 이외에도 다양한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인라면은 봉지라면이 2200원, 컵라면이 2800원으로 개당 2000원대를 넘어서며 프리미엄 라면의 새 시장을 열었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위인 ‘신라면’은 8월경 가격을 7.6% 인상해 개당 736원이고 프리미엄 라면인 ‘신라면 블랙’은 개당 1700원이다. 일반라면의 3배, 기존 프리미엄 라면과 비교해도 30%나 비싼 가격이다. 

장인라면이 같은 하림그룹 계열사가 앞서 내놓은 ‘육수의 내공 칼칼라면’과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도 짚어볼 대목이다. 칼칼라면은 하림그룹 계열사인 엔에스쇼핑이 운영하는 쇼핑 서비스 플랫폼인 글라이드가 유통하고 있으며 장인라면의 절반 수준의 가격대로 출시됐다.

칼칼라면은 올 8월 출시돼 장인라면보다 두달 가량 앞서 시장에 나왔다. 칼칼라면은 유탕면과 건면으로 구분되고 장인라면은 건면이나 담백한 맛과 얼큰한 맛의 2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장인라면과 칼칼라면은 모두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 위치한 하림산업 함열식품 2공장에서 제조한다. 칼칼라면 역시 장인라면과 마찬가지로 사골, 설도살, 닭가슴살 등 신선한 자연 식재료를 사용해 20시간 우려낸 육수와 일반 라면에 비해 낮은 나트륨 함량 등을 강조했다. 

장인라면과 칼칼라면(건면)의 겉포장에 표기된 원재료를 비교해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다른 성분을 살펴보면 장인라면엔 변성전분2가 추가됐고 야채조미추출물이 야채조미추출물S2로 변경됐다. 또, 칼칼라면은 실당근, 장인라면은 건당근으로 표기됐다. 두 제품의 봉지라면을 살펴보면 총 내용량 116g(385㎉)은 같으나 영양성분은 미세하게 다르다. 장인라면의 나트륨 함량이 칼칼라면보다 50㎎ 낮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열린 ‘The 미식 장인라면’ 출시 미디어데이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 참석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하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열린 ‘The 미식 장인라면’ 출시 미디어데이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 참석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하림

소비자 입장에선 성분도 비슷한 두 제품이 이렇게까지 비싸야하는지 의문을 가질만하다. 실제 한 누리꾼은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장인라면과 칼칼라면의 성분표를 비교하면서 “칼칼라면 먹었는데 장인라면은 안 먹어도 되겠지? 칼칼라면은 반값이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하림 관계자는 “장인라면은 특별한 공법으로 만든 프리미엄 라면”이라면서 “칼칼라면과는 다른 라면이다”라고 설명했다. 하림산업 관계자도 “육수를 제조하고 엑기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장인라면이 더 함량이 높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장인라면은 가격뿐 아니라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음한 이정재를 모델로 세우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장인라면의 광고주는 유통사인 하림이 아니라 엔에스쇼핑의 계열사인 하림산업인 걸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통사가 아닌 제조사가 광고비를 지불하는 구조는 보기 드문 모습으로 볼 수 있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하림산업이 ‘The 미식’ 브랜드를 갖고 있어서 광고선전을 하고 있다”면서 “라면은 ‘The 미식’의 1호 HMR 제품이고 앞으로 연이어 해당 브랜드의 제품이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인라면은 칼칼라면과는 레시피, 판매 채널, 그리고 프라이싱(가격 결정)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장인라면은 이러한 가격 논란에도 출시 한달 동안 무려 300만봉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품절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을 넓힌 점은 좋은 의미를 두고 있다.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건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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