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사무총장 임명, 절충점 찾을 수 있나
3·9 재보선, 이준석 선대위 체제로 치러지나
5곳의 미니 총선, 승리하면 이준석 재기 발판
자금·조직 틀어쥔 사무총장 중요, 권영세 겸임
이준석 선대위 곧 발족할 가능성 매우 높아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대위가 해산됐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나가고, 권영세 의원이 총괄본부장과 사무총장을 동시에 맡게 됐다. 그러면서 다음 난제는 이준석 대표의 거취 문제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선 선대위 따로, 이준석 재보선 선대위 따로 운영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3월 9일이 대선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 역시 정치적으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재보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계속해서 윤석열 대선 선대위원회에 합류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를 향해서 당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대로라면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입지를 넓히는 것이 사실상 힘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이 대표는 정치적으로 패싱을 당할 것이고, 윤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다고 해도 이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정치적 타격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될 것이고, 자칫하면 정계은퇴까지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이 대표로서는 이런 난관을 타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정치적으로 재기를 하는 동시에 30대 젊은 당 대표의 패기를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석열 선대위에 합류해야 하지만 그것 역시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선 선대위가 아니라 이준석 재보선 선대위를 꾸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5곳의 미니 총선

3월 9일에는 대선만 치르는 것이 아니라 서울 종로를 비롯한 전국 5개 선거구의 재보선이 치러진다. 서울 종로, 서울 서초갑, 경기 안성, 대구 중남, 충북 청주상당 등이다. 전국 단위 선거이면서 미니 총선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들 지역의 선대위는 각자 꾸리게 되겠지만 중앙당에서도 지원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앙당에 특별한 조직 없이 대선 체제를 통해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대위를 따로 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윤석열 선대위는 대선에만 집중하고, 이준석 선대위는 재보선에 집중하는 방식을 구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이 대표와 윤 후보가 하나의 선대위에서 활동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어지면서 윤석열 선대위는 대선에만 집중하고, 이준석 선대위는 재보선에 집중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이 대표로서도 정치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창구가 열리게 된다. 만약 윤 후보가 대선에 패배한다고 해도 이준석 선대위가 이끄는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를 한다면 이 대표는 앞으로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물론 여느 대선이라면 당 대표는 주로 대선 후보 선대위에서 소속해서 재보선까지 지원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따로, 당 대표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당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재보선 선대위를 만들 수밖에 없다.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 ⓒ뉴시스<br>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 ⓒ뉴시스

이준석 선대위 승리는

당초 이 대표는 서울 종로 출마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자신은 서울 종로 출마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선에도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보선 선대위를 진두지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에서 비록 패배한다고 해도 재보선에서 승리한다면 이 대표로서는 향후 정치적 재기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앞으로 있을 정계개편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가 앞으로 대선보다는 재보선에 초점을 맞춰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문제는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무총장이 자신의 사람이 돼야 한다. 이 대표가 계속해서 권성동 전 사무총장 비토론을 제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무총장이 재보선 공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인 동시에 재보선 조직을 꾸릴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대선 기간 동안에 당무우선권은 대선 후보가 갖지만 사무총장 임면권은 당 대표가 갖고 있다. 권 전 사무총장은 윤 후보가 지명했고, 이 대표가 추인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계속해서 권 전 사무총장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로 지목했고, 계속해서 공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대표가 최소한 사무총장을 자신의 사람으로 앉혀서 재보선 선대위를 꾸리게 하고, 그에 따라 재보선 선대위를 운영해서 재보선 승리를 일궈내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권 전 사무총장이 사퇴하면서 윤 후보는 권영세 총괄본부장을 사무총장에 겸임하게 했다.

권영세와의 케미

이 대표로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왜냐하면 권 본부장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재보선 선대위를 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기 때문이다.

다만 권 본부장이 윤석열 선대위 수장이 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재보선보다는 대선에 올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재보선 선대위에도 자금이 필요하고, 조직이 필요한데 권 본부장이 윤석열 선대위 수장이 됐다는 것은 재보선 선대위에 자금이나 조직이 제대로 전달이 될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가 계속해서 권 본부장에 대한 시험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권 본부장에게 ‘연습문제’를 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핵심은 윤석열 선대위와 이준석 선대위가 따로 또 같이 일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즉, 대선과 재보선이 따로 움직이면서도 함께 움직이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연습문제를 이 대표가 권 본부장에게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윤석열 선대위가 재정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관계를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이 여론은 대선 기간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 대표가 재보선 공천권과 지방선거 공천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조직들로서는 이 대표가 공천권을 갖고 있는 것이 마뜩잖게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대표 역시 계속해서 언론을 통해 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즉, 아직도 이 대표와 윤 후보의 갈등은 정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갈등은 언제든지 표출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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