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놓인 이준석…결심은 윤석열에?
김종인 선대위 전면 쇄신 예고, 줄사퇴로
이준석 선대위 복귀 여건 점차 갖춰지고
윤핵관은 여전히 존재, 복귀 쉽지 않아
이준석 사퇴 여론도 만만찮은 상황 처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년인사회를 준비하는 중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사퇴 소식을 접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칼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사퇴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준석 당 대표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가 선대위로 복귀할 것이냐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이다. 문제는 당내에서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찮다는 점이다. 여기에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한 성상납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이 대표의 거취가 어떤 식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일 국민의힘 당사는 그야말로 소용돌이 그 자체였다.

아침부터 시작한 회오리바람은 국민의힘 당사를 휘감았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를 전면 쇄신하겠다면서 칼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 사퇴를 표명했고,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또한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선대위 쇄신이 눈앞에까지 와있는 상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선대위 문제는 자신의 문제라면서 쇄신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빠른 시일 내에 선대위 쇄신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이준석 대표가 내걸었던 ‘선대위 전면 쇄신’이 결국 관철된 상태다. 이 대표는 선대위 전면 쇄신을 내걸면서 선대위를 이탈했다. 그리고 선대위 인적 쇄신이 이뤄지면서 이 대표의 계획대로 돌아가고 있는 상태다.

이에 이제는 이 대표의 복귀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는 이 대표가 선대위를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2030세대에게 이 대표의 이탈은 치명타였다.

젊은 정치인을 용납하지 않는 당내 문화에 대해 2030세대가 등을 돌린 것이다. 따라서 이 대표가 선대위에 복귀해야 윤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 대표는 계속해서 ‘세대포위론’을 제안했다. 60대 이상은 이미 국민의힘 지지층이기 때문에 2030세대를 포섭하면 4050대를 포위할 수 있다는 ‘세대포위론’을 선거전략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그동안 선대위는 이 대표의 ‘세대포위론’을 수용하기보다는 오히려 2030세대 포기론에 가까웠다.

죄다 사퇴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 신지예 전 부위원장 등의 영입은 오히려 2030세대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더욱이 이들이 영입된 이후 내뱉은 말들은 2030세대 특히 남성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말들이었다.

더군다나 윤 후보의 잇따른 말실수 등과 겹치면서 2030세대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의 ‘세대포위론’이 재조명될 수밖에 없고, ‘세대포위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적 쇄신과 더불어 이 대표의 복귀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핵심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제거이다. 김 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고 했지만 과연 윤핵관을 제거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윤핵관을 제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윤 후보 스스로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측근에 기대는 선거운동이 아니라 김 위원장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자신은 ‘배우’가 되는 것이다.

김 위원장 역시 ‘연기만 하라’고 주문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윤 후보가 과연 ‘배우’만 할 것인지 여부도 불투명하고, 윤핵관들이 과연 윤 후보가 허수아비 후보가 되는 것을 용납하겠느냐는 것이다.

윤핵관들은 대선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혀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김 위원장과 이 대표가 모든 전권을 틀어쥐게 된다면 윤핵관들은 살아남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저항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이 대표와 윤핵관은 또 다시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 충돌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도 같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 등과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br>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 등과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윤핵관의 운명은

따라서 윤핵관을 이번 기회에 제거하는 것은 물론 윤 후보가 윤핵관을 키워낼 수 없게 태도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원하는 것도 이런 부분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선대위에 복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평가다.

또 다른 뇌관은 ‘이준석 사퇴론’이다. 지난 3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와 가까운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준석 사퇴론’이 분출됐다.

울산 회귀에 이어 또 다시 선대위 직책을 내팽개치고 바깥으로 나돌아다닌다는 것은 당 대표로서의 무책임한 것이라면서 당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논리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사퇴 의사를 표시한 것도 이준석 사퇴론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여기에 만약 최고위원들 역시 사퇴 의사를 밝힌다면 이 대표 역시 거취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만약 이 대표가 사퇴한다면 결국 비대위원회 체제로 가야하고, 비대위원장을 새로 선출해야 한다.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선출할 수 없다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까지 맡아서 하는 방향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앞서 언급한 대로 윤 후보나 국민의힘에 모두 독이 되는 것이다. 즉, 이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순간 사실상 선거를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 사퇴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사퇴라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만만찮게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한 성상납 의혹이다. 이 대표는 가세연을 고발하겠다고 했지만 수사 결과 등에 따라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만약 가세연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윤 후보에게는 대형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가 선대위 복귀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보수 유튜버들의 선택

여기에 가세연은 이 대표 탄핵소추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책임당원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현재 보수 유튜버들은 ‘반이준석파’와 ‘친이준석파’로 나뉘어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곧 보수 지지층의 분열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대표가 선대위에 복귀할 경우 반이준석파의 강렬한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대표가 선대위를 복귀한다고 해도 여러 가지 논란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다면 울산회귀 이후 또 다시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았듯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