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루(?) 집안 따로 없는 국민의힘 선대위
이준석-조수진 갈등, 책상 탁 치고 박차고 나가
조수진 “내가 왜 당 대표 말을 따라야 하느냐”
신지예 영입 논란에 이준석은 화를 참아야 하고
위기대응 능력 떨어지는 윤석열 선대위 비난 직면

국민의힘 김종인(오른쪽)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그야말로 콩가루 집안이라고 불리는 수준이 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달 초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간신히 봉합했던 갈등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인재영입은 물론 네거티브 대응 방식을 두고 이른바 이준석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자중지란’이라고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도 선대위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충돌했다.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은 ‘네거티브 보도’에 관련해 책임 소재를 따지는 과정에서 얼굴을 붉혀야 했다.

이 대표가 공보단장인 조 최고위원에게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관리를 해야 한다고 하자 조 최고위원은 자신이 왜 이 대표의 말을 들어야 하냐고 따졌다.

그러자 이 대표는 “그렇게 할 것 같으면 선대위가 필요없다”고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고, 조 최고위원은 사과했다.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은 민주정당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오갔을 뿐이라고 두둔했다.

하지만 사달은 저녁에 또 다시 발생했다. 이 대표가 갑작스럽게 SNS에 조 최고위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 이유는 조 최고위원이 친한 기자 몇몇 사람들에게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영상 링크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은 이 대표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이 같은 링크를 공유한 사실에 대해 이 대표는 “도대체 조 단장은 왜 공보 업무에 집중 못 하고 이준석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가로세로연구소 링크를 복수의 언론인에게 전송하고 계신가”라며 “알아서 거취 표명을 해라”고 일갈했다.

가세연 링크 공유한 조수진

그러자 조 최고위원은 “오늘 하루 출입 기자분들의 전화, 문자만 200개 정도 받았다”면서 “아침 상황(이준석 대표와 충돌)이 정리가 잘 된 것이라는 문자와 유튜브 링크를 받고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계속 통화를 요청하는 출입기자 세 분에게 전달해드렸다.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이다. 이준석 대표님에게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전화하는 기자에게 가세연 링크를 ‘보지도 않고’ 던지냐. 도대체 우리 공보(조수진)는 가세연 영상을 왜 보고 있으며, 공보의 역할이 기자에게 가세연 링크 던져서 설명하는 방식입냐”라면서 “후보자 배우자 문제도 이런 수준으로 언론 대응할 거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더 크게 문제 삼기 전에 깔끔하게 거취표명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공방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조 최고위원의 행동은 잘못했다는 여론이 크다.

아무리 36살 당 대표라고 하지만 당 대표를 무시하고 자신은 윤 후보의 말만 듣겠다고 밝힌 것은 당 대표라는 자리를 아예 무시한 처사이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면서 당 안팎에서 이 대표를 대하는 태도가 어떠한지를 조 최고위원이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당 대표 인정 못하나

이 대표를 ‘당 대표’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에 소속된 청년 정치인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윤 후보가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의 갈등 직후 “당이 민주정당이라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된 것”이라고 해명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있다.

아무리 민주정당이라고 해도 선출직 당 대표를 무시한 처사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예 당 대표를 당 대표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표를 당 대표로 취급하지 않는 또 다른 사례는 윤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전 대표를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했다는 사실이다.

신 부위원장은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 여성의 정치 참여에 목소리를 높혀온 인물이다. 신 부위원장의 영입으로 2030 여성의 표심을 공략한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하지만 신 부위원장의 영입은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반페미니즘을 주창하면서 20대 남성들의 표심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이 대표를 제치고 신 부위원장을 영입했다는 것은 사실상 이 대표는 ‘반페미니즘’ 정신을 버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후보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발언을 하면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면 갈등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당장 신 부위원장의 영입을 두고 당내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젠더 갈등을 가볍게 보는 윤석열 선대위의 시선이 우려스럽다”며 “젠더 갈등을 고조시키는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에 이번 영입을 ‘잡탕밥’이라고 표현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신 부위원장의 영입에 대한 성토의 글이 넘쳐났다. 이들 당원들이 성토를 하는 것은 비단 신 부위원장의 영입 때문이 아니라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영입에 이어 신 부위원장까지 영입이 되면서 국민의힘이 페미니즘 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표출된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지예 영입 논란

이 대표가 반페미니즘을 표방했고, 그로 인해 젊은 남성들의 당원 가입이 줄을 이었다. 그런데 그런 이 대표의 정신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되면서 젊은 남성 당원들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제2 탈당 릴레이가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김한길 대표께서 그 상황에 대해 주말 중 문의하긴 했다”면서도 “김 대표의 의사는 존중한다. 다만 이수정 교수와 마찬가지로 당의 기본적인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을 하면 제지, 교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패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당내 역학 구도에서 기인된 현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홍준표 의원은 “우리 당 선대위는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며 “김종인 총괄위원장 그룹, 김한길 새시대위원회 그룹, 그리고 속칭 파리 떼 그룹”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선대위가 갈라져 각자 이해에 따라 움직이니 일사불란할 리도 없고 현안 대처 능력도 없어 후보만 매일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그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미 이긴 선거’라고 생각하면서 벌써부터 전리품을 누가 취할 것인지에 대한 논공행상을 따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는 승리할 수 없는 선거라는 인식 속에서 절박함을 갖고 선거에 임해야 하는데 국민의힘 사람들은 벌써 선거에 승리한 것으로 취해서 논공행상에만 여념이 없다.

뿐만 아니라 ‘정체성 혼란’도 일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깃발만 내세웠을 뿐 보수의 가치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이 사람 저 사람 모두 끌어다 쓰는 모양새가 됐다.

애초 보수의 가치에 관심이 없었던 인물들이 대거 국민의힘에 들어오면서 정체성 혼란이 빚어졌고, 그것이 다시 갈등으로 비쳐진 것이다.

김한길 새시대위원장을 비롯한 구민주계 인물들은 보수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아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보수 정당과 진보 정당을 넘나드는 그런 모습을 보였다.

최근 영입되는 사람들 모두 ‘보수의 가치’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반문’ 정서에 기대거나 ‘반이재명’ 정서에 기댄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중심’을 잡고 움직이는 그런 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윤 후보 자신이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냐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

이런 이유로 홍 의원이 지적한 대로 ‘잡탕밥’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권위를 제대로 내세우지 못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패싱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갈등에 대해 교통정리가 제대로 돼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위기가 다가오면 선대위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것은 선대위를 휘청거리게 만든다.

실제로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 허위경력 의혹이 불거졌을 때 선대위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윤 후보는 조 최고위원을 통해 김씨 의혹이 불거질 동안 현역 의원들은 뭘했냐고 볼멘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역 의원들이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앞으로도 위기 상황이 도래하면 선대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선대위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