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잠행 당시 보수 유튜버들은 격분
이준석-윤석열, 강경파 달래는 작업 필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탄핵 서명 운동에 1만5000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당원소환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 대표를 탄핵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세연이 탄핵에 나선 것은 보수층의 분열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내년 대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발단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너무 나선다는 점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당선이 되면 국민의힘은 당무우선권을 대선 후보에게 부여한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당 대표는 명예직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권한은 윤 후보가 갖는다.

하지만 윤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중 앞에 얼굴이 비쳐진 사람은 이 대표이다. 이 대표가 각종 언론 인터뷰에 출연해서 대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반이준석파 지지층에서는 반발을 하고 나섰다. 누가 대선 후보인지 모르겠다는 반발이다. 대선 후보가 선출됐으면 모든 권한을 윤 후보에게 넘겨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여갔었다.

그런데 그 불만이 폭발한 계기가 발생했다. 그것은 이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지방 일정을 소화했던 11월 29일부터 12월 3일까지의 행보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혼란이 있었지만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거듭됐다. 그리고 반이준석파 지지층은 “이번 기회에 당 대표를 끌어내리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난 2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는 이 대표 사퇴 집회가 열렸다. 그만큼 반이준석파 지지층 사이에서 이 대표의 잠행은 이 대표의 탄핵으로 연결되는 연결고리가 됐다.

가세연은 왜

그리고 유튜브 채널 (가세연)이 급기야 이 대표 탄핵 서명운동에 나섰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당원소환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국민의힘 책임당원의 5분의1 이상, 시도별 책임당원의 10분의1 이상의 서명을 받아 발의를 해야 한다. 이후 당원소환투표에서 전체 책임당원의 3분의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가세연은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탄핵 서명 링크를 공유하면서 “이제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가세연은 이 대표가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가세연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파동’을 흉내내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대표는 부정선거 재검표를 위해 가세연이 열심히 싸울 때 방해 작업만 계속했던 악마”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계속 당 대표로 있으면 내년 대선은 더욱 위험해진다면서 “유승민을 대통령 위해 대통령 선거를 망치고 있는 이 대표를 놔두면 안 된다. 이제는 반드시 탄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세연 탄핵 서명은동 소식을 공유하면서 “안녕하세요. 유승민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대선 망치려고 노력중이라는 이준석입니다”고 조롱했다.

그런데 지난 17일 가세연은 탄핵 서명에 참가한 사람이 1만5000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김세의 가세연 대표는 “앞으로 10만명이 서명해주시면 탄핵안 발의는 가능하지만 탄핵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18만명 이상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책임당원 가입을 호소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에 가세연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보수 유튜버들도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가세연이 주도를 하고 나머지 보수 유튜버들도 이 대표를 탄핵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 이 대표의 탄핵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그만큼 보수 유튜버들이 이번 이 대표의 잠행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그에 따라 이 대표의 탄핵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콧방귀 뀌는 이준석

하지만 이 대표는 탄핵하라면 하라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강인선·배성규의 정치펀치’에 출연해 탄핵 운동에 대해 “냉정하게 말해서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탄핵은 못한다”며 “다만 그런 유튜버들이 개인정보·당원정보를 보유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당원분들이 인식하고 조심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이 탄핵 운동을 벌이는 것은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당 대표를 공격하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탄핵 움직임이 현실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한대로 국민의힘 당규에는 탄핵 절차가 까다롭게 돼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대표가 “아차피 탄핵은 못한다”는 반응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무리 탄핵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하지만 책임당원이 탄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책임당원 중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탄핵을 동조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당 대표를 탄핵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대선 패배를 의미하기 때문에 책임당원들이 이 대표를 탄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 움직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보수 분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손잡고 열심히 달려야 할 시점에서 이 대표 탄핵 움직임이 벌어졌다는 것은 보수의 분열이 일어났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런 이유로 보수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탄핵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보내고 있다. 자칫하면 보수 유권자들의 분열로 이어지면서 대선 투표일 당일에 투표 포기 사태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일 울산에서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저녁 만찬을 즐기면서 화해를 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앉히는 것에 대해 합의를 하는 동안 보수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후유증은 남아

이런 후유증은 현재도 남아있다.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 이 대표 소식이 나올 때마다 강경파는 “이준석은 사퇴하라”는 글들을 쏟아냈다. 이처럼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 이 대표에 대한 비토 여론이 강하게 작동되면서 온건파와 강경파는 계속해서 싸우고 있다. 온건파는 여전히 이 대표를 안고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강경파는 이 대표를 탄핵하고 난 후에 정권교체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로서는 강경파 보수 유튜버들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이 대표 탄핵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우려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자칫하면 투표 포기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답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강경파 유튜버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목소리를 자제시키려고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무대응을 하고 있다. 다만 그 무대응이 본격적인 선거운동 때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수도 있다.

이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것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나란히 손잡고 강경파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논란을 잠식시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경선 끝난 후에도 컨벤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을 때 끊임없이 유튜버들과 소통을 했고, 이제 그들이 “우리도 언론이다”면서 기성 언론이 전하지 못한 이 후보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비쳐볼 때 이 대표와 윤 후보가 보수 유튜버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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