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통일부 폐지, 대중국 견제에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까지
취임 한 달 만에 계속해서 무리수 언행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 계속 나와
당내 철학 부재가 젊은 리더십에 투영
대선 경선 관리, 더욱 어려워질 수 있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한달 만에 계속해서 무리수를 보이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36세라는 젊은 당 대표를 선출하면서 국민의힘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젊은 당 대표라는 것이 강점이기도 하지만 리더십 부재라는 약점을 낳기도 한다. 사실상 당에는 노쇠한 정치인들이 한두명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모두 아우르는 그런 리더십을 보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무리수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으로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통일부 폐지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해 국제적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합의했다가 당 내부의 반발에 부딪혀 100분만에 없었던 일로 만들었다.

이 대표가 계속해서 무리를 두면서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직 대선 경선 열차를 가동하지 않았지만 대선 열차를 가동할 경우 과연 이 대표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연일 당내 합의 없는 주장 내놓아

이 대표는 연일 당내 합의가 없는 주장을 내놓았다. 여성가족부 폐지와 통일부 폐지다. 여가부 폐지 발언이 나오면서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가부 폐지로 인해 전통적 지지층에서는 환호를 받을 수 있겠지만 외연 확장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통일부 폐지 역시 전통적 보수 지지층으로서는 친북 성향의 통일부의 존재가 마뜩찮게 여길 수밖에 없지만 중도층으로서는 통일부 폐지는 과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는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이 대표는 이제 당 대표이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언행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그런데 신중하지 못한 언행이 또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 정부를 친중국 정부로 규정하고, 중국과의 싸움은 불가피하다면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비중을 감안한다면 무조건 중국과의 싸움보다는 중국을 제대로 이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이런 점에 비쳐볼 때 이 대표의 인터뷰 발언은 공당의 대표로서 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지난 12일 저녁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회동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합의했다. 국민의힘이 ‘소비진작 추경 반대’ 혹은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국민의힘으로서는 경악스런 합의다.

당연히 당내 반발이 거셌다. 윤희숙 의원은 “당내 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하는 당 대표를 보게 될 줄 몰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발표 100분만에 발표 내용을 뒤집었다. 남은 재원이 있을 때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것까지 포함해 ‘검토하자’는 취지였다면서 조건부 합의였다고 발을 뺐다.

하지만 말 바꾸기 논란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36세 젊은 당 대표가 너무 무리수를 둔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철학의 부재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명확한 기준과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면서 당 대표와 당 안팎의 인사들의 시선이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철학과 정책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에 따라 움직인다면 청년 당 대표라고 해도 충분히 리더십을 갖고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철학과 정책 비전이 명확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논란만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경선에서는

문제는 대선 경선 관리이다. 내년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범야권이 하나로 뭉치는 범야권 단일화를 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힘 내부 경선만 해도 후보의 숫자가 두 자리 수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당 대표가 경선 룰을 확정하고 그에 따라 경선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노련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경선 관리에 있어 땀을 빼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30대인 이 대표가 과연 얼마나 노련하게 경선 관리를 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일각에서는 노쇠한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이 대표가 상당한 진땀을 뺄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선 후보 캠프마다 다른 경선 룰을 제시할 것인데 그것을 하나로 합의를 이뤄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국민의힘 대선 경선뿐만 아니라 범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과연 이 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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