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과 관리형 사이서 고민
주말 지나면서 30%대 돌파
선거인단 70% 고민 높아지고
0선의 이준석, 경험은 없지만
민심과 당심의 괴리, 좁혀지나

이준석 전 최고위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0선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이 다른 후보들을 10%포인트 이상 따돌리면서 국민의힘 당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선거인단 70%와 여론조사 30%라는 경선 룰만 따지고 보면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될 확률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을 당원들이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는 문제가 됐다.

내년 대선을 준비하는 것이 바로 국민의힘 지도부의 역할이다. 당 대표의 역할이기도 하다. 따라서 6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투표는 ‘내년 대선의 정권교체’이다.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열망이 강력하다. 이런 이유로 전당대회에 대한 당원들의 관심이 뜨겁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은 선거인단 70%와 여론조사 30%이다. 즉, 누가 얼마나 조직력을 더 많이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에 신인의 돌풍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도 이번 전당대회라고 할 수 있다.

이준석 돌풍

하지만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은 심상치 않다. 당원들 사이에서도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23일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에 따르면, ‘쿠키뉴스’ 의뢰로 22일 전국 성인 1천명에게 ‘국민의힘 대표로 누구를 지지하는가’라고 물었더니 이 전 최고위원이 30.1%로 나타났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 17.4%, 주호영 전 원내대표 9.3%, 김웅 의원 5.0%, 김은혜 의원 4.9%, 홍문표 의원 3.7%, 조경태 의원 2.8% 순이었고, 기타·잘 모름·무응답은 23.6%였다.

이번 조사는 유무선 병행방식(무선 ARS 95.0%, 유선 ARS 5.0%, 무작위 RDD 추출)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만 살피고 보면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 확실하다. 불ㄹ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냥’ 돌풍이라고 판단했지만 지지율 30%벽을 뚫으면서 심상치 않다는 것을 당원들이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진 후보들은 30%대 벽을 뚫기 전까지만 해도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 크게 신경 쓰일 요소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선거인단을 누가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론조사 돌풍보다는 조직력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 지지율이 30%대를 넘어가면서 중진 후보들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경험 없는 초선에게 맡길 것인가

선거인단으로서는 고민이 깊다.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을 볼 때 이 전 최고위원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쾌한 반란’이라고 표현했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30대 당 대표도 충분히 고민해볼 문제이다.

30대 당 대표가 탄생하게 된다면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을 달리 보기 때문이다. 소위 유쾌한 반란이 국민의힘이 변화하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되고, 그에 따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30대 당 대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또한 최근 유권자들의 경향이 2030대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젊은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투표의 결과가 달라진다.

그런 점을 비쳐볼 때 젊은 당 대표가 탄생하게 된다면 그에 따라 젊은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당 대표가 실험용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대선에서 당 지도부는 ‘관리형’이다. 이는 당이나 후보가 위기에 봉착하더라도 유능하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0선의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이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칫하면 온갖 실험만 하다가 끝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당 대표는 실험용이 아니야

더욱이 야권 후보 단일화까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0선의 이 전 최고위원이 이를 얼마나 잘해낼 수 있을지 문제다.

이 전 최고위원이 0선이라고 해도 최고위원까지 했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0선이라는 이유 때문에 선거인단인 당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원들로서도 민심의 돌풍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경험이 없는 이 전 최고위원을 선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는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리스크 관리를 어떤 식으로 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줘야 해결이 되는 문제다.

분명한 것은 이 전 최고위원이 당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선거인단 비율이 70%라는 점은 아직도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되기에는 모자라는 요소이기도 하다.

핵심은 민심이 당심을 과연 얼마나 움직일 수 있게 하느냐이다. 그것은 결국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 얼마나 거세지느냐가 가져오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