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브랜드냐 vs 국민의힘 브랜드냐
합리적 보수 내세운 이준석 당 대표
강경보수로 점철된 최고위원들
이준석+최고위원의 조화, 어떤 식으로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가 지난 14일 닻을 올렸다. 하지만 첫날부터 순항은 순탄하지 않았다. 강경 보수로 일관된 최고위원회를 이끌어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 대표는 깨달았다. 자칫하면 ‘이준석’이라는 이름만 띄워질 뿐 조화를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면서 갈등만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지도부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고위원 개개인의 목소리가 다소 약하게 들릴 뿐이지만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접어들면 쉽지 않은 지도부의 모습이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지난 14일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36세의 젊은 당 대표라는 타이틀은 언론의 주목도를 높이고, 그것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거꾸로 경륜이 부족한 당 대표가 당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려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벌써 견제구 날리고

이날 첫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최고위원들은 당 대표와 협조해 나가겠다면서 덕담을 나눴지만 김재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협의하거나 결정해야 할 많은 일이 사전 공개되고 결정되면, 최고위가 형해화 되고 아무런 역할을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이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오해가 좀 있으셨던 것 같다”면서 “제가 공개한 인선은 당무를 위해 시급한 대변인과 협의를 거칠 필요가 없는 비서실장 인선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들에게 비공개 때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 최고위원과 이 대표의 신경전은 앞으로 최고위원회가 쉽지 않은 길을 갈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번에 선출된 최고위원들 면면을 살펴보면 ‘강경 보수’가 많다. 특히 대여 투쟁에 앞장 선 인물들이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이 대표의 메시지 전달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최고위원들로 포진돼 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언론인 출신으로 평소에도 문재인 정부에 대해 맹폭을 가하는 강경 대여 투쟁가였다.

배현진 최고위원 역시 MBC 파업 때 MBC 노조와 결을 달리했고, 2018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제안으로 영입된 인물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치면서 친박계 핵심인사이고, 정미경 최고위원 역시 강경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준석과 다른 최고위원

물론 이 대표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발탁한 인물이지만 강경보수와는 결을 달리했던 인물이다. 대여 투쟁을 하지만 그렇다고 강경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강경 보수보다는 합리적 보수에 가까운 인물이다. 이런 이유로 중도층까지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최고위원회가 강경 보수로 채워지면서 이들과의 충돌이 앞으로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날은 첫날이면서 상견례 자리였기 때문에 덕담이 오갔지만 앞으로의 최고위원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강경 보수 최고위원들이 사전에 이 대표와 조율되지 않은 언어를 최고위원회에서 구사할 경우 그 수습을 이 대표가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으며 앞으로 자신이 당 대표로 있는 동안에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이다. 따라서 이 대표와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나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나올 경우 당 지도부가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준석 컨벤션 효과, 지속될 수 있나

현재로서는 이준석 컨벤션 효과 때문에 최고위원들이 숨 죽이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식의 언행을 보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경 대여 투쟁을 일삼던 이들 최고위원들이 어떤 돌출행동을 할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특히 이들 상당수가 방송이나 언론 등에 출연해서 인지도를 쌓아왔던 인물들이다. 따라서 최고위원회를 언론이나 방송 등과 동급으로 취급하면서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쇼타임은 끝났다”고 말했다. 세대 교체라는 과제를 안고 당 대표가 됐지만 이제 정치판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현재 36세 젊은 나이에 당 대표가 됐기 때문에 언론의 집중을 받고 있을 뿐이지 ‘이준석 효과’가 떨어지게 되면 그때부터 당 안팎에서는 공격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이준석’이라는 개인플레이가 가능했지만 최고위원들과 팀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그것을 제대로 맞춰서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36세 젊은 당 대표가 갖는 숙명이기도 하다. 강경 보수의 최고위원들을 얼마나 어떻게 설득을 해서 정권교체와 세대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지 이 대표의 숙제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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