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국내 총 실업률의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실업률이 낮아진다고 해도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 또는 경제적 열패감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실제 2021년 상반기 청년 체감 실업률은 25.4%까지 치솟아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내에 좋은 일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 중소기업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직원 재교육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곳들이 있다. 또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직접 창업에 나서는 청년들도 있다. <투데이신문>은 청년들이 눈여겨 볼만한 기업들의 채용 정보를 재정리 하는 한편, 우수한 창업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온라인 박람회를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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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허니랩 공동 창업자 송권일·김찬희·김동은 대표 ⓒ허니랩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위생을 명목으로 널리 사용되는 일회용품은 우리 삶에 너무나도 가까이 다가와 있다. 그러나 편의성만을 좇아 플라스틱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배출된다면 더 잘게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으로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

실제로 해양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생태계 피해가 심각하다는 경고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처럼 사용량이 급증한 플라스틱 및 비닐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작은 대안을 제시하는 청년이 있다. 바로 친환경 식품 포장 랩을 만드는 ‘허니랩’의 김동은(32) 대표다. 

일회용 비닐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고 있는 김 대표는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양으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 때문에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생태계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넘쳐 나는 쓰레기 문제는 매립지 위치 선정 등 사람 사이의 갈등을 야기한다는 점도 김 대표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수도권 매립지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쓰레기의 절대적인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고, 플라스틱 대체품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허니랩 제품 ⓒ허니랩

이처럼 환경과 사람에 대한 연구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허니랩이다. 2018년부터 소비자를 만나기 시작한 허니랩은 밀랍과 송진, 코코넛 오일을 천, 또는 종이에 도포해 만든 제품이다. 

천을 이용해 만든 허니랩의 경우 세척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으며, 추후 허니왁스 등으로 수선해 사용할 수도 있다. 자연에서 유래한 재료로만 만들었기에 버린 후에도 생분해된다.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봉투 형태의 제품도 판매 중이다. 종이를 이용한 허니랩롤의 경우 허니랩으로는 어려운 육류와 어류 등의 보관이 가능하다. 

허니랩의 출발이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세상에 없던 제품이었기에 시장 반응이 물음표 그 자체였다. 밀랍·송진·코코넛오일 등의 소재를 써서 만든 데다 여러 번 세척해서 사용한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생소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제품에 대한 인식 또한 차츰 바뀌어 갔다. 소비자들은 일회용 비닐 랩이나 지퍼백을 쓰면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고 미세 플라스틱, 환경호르몬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매료됐다. 공기가 통하지 않는 비닐과 달리 야채나 과일 등을 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주효했다. 

김 대표는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친환경을 실천하려 할 때 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기업 차원에서 플라스틱의 대체품을 찾아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하는 만큼 기업도 이에 발을 맞춰 편리한 일회용품을 고집하기 보다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체험교육 등 각종 활동을 병행하며 꾸준히 녹색 실천을 지속해 허니랩이 선순환에 앞장서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허니랩은 예비 사회적 기업이자, 청년 창업사관학교 등을 수료하며 사업을 진행한 기업이다. 2019년에는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 상품’에 선정됐으며,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주는 ‘2020 환경 디딤돌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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