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 TV토론 벌이기로 합의한 양측 후보
과거 사례 살펴보면 TV토론 크게 효과는 없어

지지층이 지지하게 만드는 효과는 있어
대장동·김건희 놓고 팽팽한 설전 예고

윤석열-이재명 대선 후보 ⓒ뉴시스
윤석열-이재명 대선 후보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설 연휴 전 처음으로 TV토론을 벌인다. 유권자들이 TV토론에 대한 기대를 하는 가운데 양측 후보 간 신경전 속에 겨우 TV토론 일정이 이뤄졌다. 양측은 설 연휴 이후 공중파 3사의 TV토론도 함께 할 계획이면서 TV토론이 대선판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분위기도 읽혀진다.

TV토론이 대선의 변곡점이 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갑론을박이 있다. TV토론으로 유명한 것은 1960년 9월 26일 미국 대선의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와 민주당 존 F.케네디 후보의 TV토론이었다. 흑백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첫 TV토론에서 케네디 후보는 핸섬한 마스크에 그을린 피부, 세련된 옷차림과 화장까지 하면서 피곤하고 어색한 옷차림의 닉슨 후보와 대조를 이뤘다. 이에 미국 유권자들은 결국 케네디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 이후 TV토론의 중요성이 제기됐다. 우리나라에서도 TV토론은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됐다. 변수로 작용된 것 중 몇 가지는 정몽준 전 의원이 2008년 6월 27일 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해 후보 간 치러진 생방송 토론회에서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한 70원쯤”이라는 답변을 해서 물의를 빚은 바가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제가 MB아바타입니까”라는 발언이 크게 지지율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설 연휴 전 처음으로 TV토론을 벌인다. 120분 간 양자 토론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방송3사에 양자 TV토론을 요청했고, 지상파 3사가 이를 수용함으로써 이뤄졌다. 토론의 주제나 방식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지만 추후 룰 미팅 등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결국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 7시간 녹취록 등이 토론 주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이번 토론은 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진행되기 때문에 뜨거운 관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대장동 의혹과 김건희씨 발언 논란이 토론의 주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핵심 이슈는

TV토론이 특정 주제를 제한하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후보 검증 차원에서 자유토론이 이뤄지는 만큼 해당 의혹들이 빠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윤 후보 측은 대장동 의혹을 비롯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일베 커뮤니티 활동 의혹, 조폭 연루 의혹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 후보 측은 김건희씨 관련 의혹, 무속인 논란, 북한 선제 타격 발언, 여상가족부 해체 및 남녀 갈등 조장 논란 등을 주요 소재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들은 두 후보의 토론에 가장 기대하는 주제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회사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의 TV토론 관심분야’를 물은 결과 39.8%는 경제성장 및 일자리 창출을 1순위로 선택했다. 이어 부동산시장 안정 27.0%, 복지제도 및 사회안전망 확충 15.9%, 여가부 폐지 등 남녀 갈등 문제 8.2%, 후보 가족의 신상에 대한 의혹 6.9% 순이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석열-이재명 대선 후보 ⓒ뉴시스

TV토론 주요 변수는

일각에서는 TV토론이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주요 변수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미 자신의 지지층을 굳건히 다져왔다는 점에서 TV토론이 지지율을 크게 요동치게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비호감이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꾸준하게 지지층을 다져오면서 30% 중반에서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윤 후보는 불과 얼마 전까지 지지율이 하락했다가 최근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TV토론은 지지층의 결집을 다지는 계기가 된다. 이에 TV토론을 통해 급격한 지지율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전문가들의 시선이다. 특히 이 후보 측은 TV토론이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통해 이미 수십차례 TV 토론을 해왔다는 점에서 TV토론에서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초년생으로 TV 토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윤 후보였지만 대선 경선에서 무난히 TV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면 대선 본선 TV토론에서도 만만치 않을 상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대선 경선 TV토론에서는 당내 경쟁자이기 때문에 강도가 약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핵심은 누가 ‘실수’를 하느냐는 것이다. 정몽준 전 의원이 버스비 70원으로 논란을 일으킨 사례나 안 후보가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는 발언이 TV토론을 들썩이게 만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후보와 윤 후보 중 누가 실수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윤 후보의 주택청약 발언과 같은 실수가 나오게 된다면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이번 대선은 비호감 대선이고, 또한 중도층이나 무당층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TV 토론에서의 실수는 엄청난 큰 영향력을 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토론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TV토론보다 유튜브?

오히려 이번 대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유튜브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TV토론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법정 토론은 3차례에 불과하고 이 후보와 윤 후보가 합의를 한다고 해도 추가 토론은 몇 차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이유로 TV토론에서 변곡점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식 관련 유튜브 채널 삼프로를 통해 두 후보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교가 이뤄지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유튜브가 앞으로 대선판을 흔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유튜브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주로 자신의 채널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홍보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이 후보는 인기 채널 등에 계속해서 출연해서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튜브는 전 세대에서 새로운 미디어 매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실시간 중계를 비롯해서 언제든지 방송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V 토론도 이제 유튜브를 통해서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존 TV토론은 실시간 중계이기 때문에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해당 토론회를 접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되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TV 토론을 신중하게 바라볼 수 있으며, 신중하게 투표 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즉, 설 연휴 직전에 열리는 첫 TV토론이라고 해도 투표 당일 표심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유튜브를 통해 언제든지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후보나 윤 후보 모두 TV토론이 당장의 변곡점이 되지 못한다고 해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을 판단해서 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유튜브는 일정 부분만 잘라내서 업로드가 가능하다. 즉, 과거 같으면 TV토론을 전체 분량 모두 시청해야 했지만 이제 유튜브를 통해 일정 부분만 시청이 가능하다. 즉, 자신이 보고 싶은 부분만 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유권자로서는 더욱 심사숙고하는 계기가 된다. 이처럼 TV토론과 유튜브가 만나면 더욱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첫 TV토론이기 때문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번 TV토론을 통해 우위를 점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설 연휴 이슈 선점을 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큰 것 한방을 지지층이 기대한다면 그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첫 TV토론이기 때문에 오히려 몸풀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 이어질 진검승부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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