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추세 따라 누가 먼저 제안하느냐에 달려
윤석열-안철수 지지율 요동, 후보 단일화 여론은
후보 단일화 먼저 꺼낸 후보, 주도권 빼앗길 수도
지방선거 앞두고 있어 셈법 더욱 복잡하게 얽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야권 단일화는 그야말로 복잡하다.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고 있어도 ‘누가’ 정권교체의 주체가 되느냐를 놓고 셈법이 복잡한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주판알을 어떤 식으로 튕겨야 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선이 불과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도 단일화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야권 단일화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일화 이야기가 없었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을 하면서 단일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아직까지는 단일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야말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동정부론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 DJP 연합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DJP연합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을, 김종필 전 총리는 충청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지층이 굳건하지 않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공동정부론은 자칫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윤 후보는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층이 굳건하지 못하다. 정권교체에 편승된 지지율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유동적이다. 안 후보는 정치를 한 지 10년 정도 됐지만 아직 굳건한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 이런 두 사람이 공동정부론을 통해 야권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 분열은 필패

이런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야권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야권 분열은 곧 필패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탄핵 정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가 없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만큼 야권 후보 단일화는 이번 대선에서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야권 단일화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야권 단일화를 꺼내든 후보가 없다. 윤 후보도 안 후보도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단일화에 대한 언급은 없다. 그 이유는 먼저 꺼내는 쪽이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4.7 재보선과 맞물려 있다.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단일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런데 그때 안 후보가 먼저 야권 후보 단일화를 꺼내 들었다. 안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 단일화를 먼저 꺼내 들었다는 것은 후보 단일화 이슈 주도권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이슈 주도권을 상대방에 빼앗긴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이런 이유로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 단일화를 먼저 꺼내든 쪽이 오히려 패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뉴시스

여론조사 살펴보면

더욱이 안 후보로서는 초조한 상황은 아니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15%대를 넘어가거나 육박하고 있다. 이대로 완주를 해도 득표율 15%를 넘으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다. 즉, 선거비용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게 되면 완주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특히 3개월 후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완주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먼저 꺼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윤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꺼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가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를 먼저 꺼낼 경우 지지율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앞서 언급한 대로 윤 후보의 지지층이 굳건한 것은 아니다. ‘정권교체’ 바람을 타고 후보가 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정권교체를 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윤 후보를 지지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안 후보가 바람을 탄다면 윤 후보의 지지층은 안 후보로 갈아탈 가능성도 매우 높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일정 지지율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후보 단일화를 먼저 꺼낸다면 그로 인해 지지율 하락은 더욱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일화 카드는 누가

이에 야권 후보 단일화 카드를 두 후보 모두 먼저 꺼내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 단일화를 꺼내야 하는 상황이 곧 닥쳐올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투표용지 인쇄 전에 후보 단일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후보 단일화 협상을 해야 한다.

따라서 두 후보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편은 아니다. 두 후보 간의 신경전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두 후보 모두 딜레마에 빠졌다. 후보 단일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먼저 단일화 이야기를 꺼낸 쪽이 패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이에 두 후보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지지율 역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안 후보가 최근 들어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윤 후보가 만약 이번 주 지지율 하락을 막고, 지지율 반등으로 돌아서게 된다면 더욱 초조한 쪽은 안 후보가 될 수밖에 없다. 거꾸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무섭게 치솟게 된다면 초조한 쪽은 윤 후보가 된다. 만약 계속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서로 눈치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인다면 후보 단일화를 해도 윤 후보가 패배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윤 후보는 후보 단일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거꾸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다면 윤 후보는 후보 단일화에 적극 임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안 후보는 지지율 상승을 하면 해볼 만 하다면서 후보 단일화에 임할 수도 있지만 지지율이 하락한다면 후보 단일화에 임하는 것에 소극적으로 될 수도 있다. 안 후보로서는 윤 후보보다 지지율이 더 높게 나타난다면 비록 대선은 아니더라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면서 완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다른 변수는 지지층의 후보 단일화 열망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여론 형성이 돼 있지 않다.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에서 후보 단일화에 대한 여론 띄우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후보 단일화 협상에 각 정당이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선거도 있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각 대선 후보는 대선 성적표뿐만 아니라 지방선거 성적표도 있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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