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개월 동안 美서만 10건 리콜 실시…中도 리콜이슈
배터리 성능 허위‧과장 광고까지…‘팬덤층’ 이탈 우려 증폭
국내 테슬라 공식 서비스센터 8곳에 불과…불만 ‘부글부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테슬라 매장. ⓒ뉴시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테슬라 매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미국 대표적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Tesla)가 수년째 계속된 품질 이상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나 최근에는 배터리 과장광고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 판매 1위라는 명성과 위상도 퇴색되고 있다.

전세계적 현상, 테슬라 ‘리콜’

전 세계적으로 매니아 층을 확보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테슬라는 전기차 주도권을 쥐고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 7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전기차 판매 실적 및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해 전기차 글로벌 판매량은 92만1642대로 전년에 비해 약 86% 증가했다.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471만7728대)과 비교하면 그 비율은 대략 19%에 달한다.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술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테슬라 팬덤’까지 불러일으켰지만 최근에는 품질과 안전문제가 대두되면서 각국에서 리콜이 진행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달 미국에서만 벌써 4번째 리콜을 진행하면서 품질에 대한 신뢰도 타격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붐박스’ 기능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서 57만9000여대를 리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리콜 대상은 2020~2022년형 모델S와 모델X, 모델Y, 2017~2022년형 모델3 일부 차량이다.

이 기능은 경적 소리 대신 운전자가 좋아하는 소리를 경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보행자가 음악 소리를 경적으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어 정부 안전 기준을 위반했다’면서 리콜 지시를 내렸다.

이밖에도 테슬라는 ▲차량 앞 유리 성에 제거 소프트웨어 문제로 2만6681대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문제로 5만4000대 ▲안전벨트 경고음 문제로 81만7000대를 리콜 하고 있다.

이를 포함해서 최근 4개월 동안 미국에서만 각종 결함으로 모두 10건의 리콜을 실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NHTSA은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함으로 테슬라 모델3와 모델S 전기차 47만5000여대를 리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콜대상은 2017∼2020년까지 생산된 모델3 35만6309대, 2014∼2021년 생산한 모델S 11만9009대다. 각각 후방 카메라 문제, 전방 보닛 문제로 리콜한다.

또한 지난 2월 터치스크린 오작동을 이유로 모델S와 모델X를 13만5000대 리콜했고 테슬라 차량이 자율주행 상태에서 정지한 차량을 추돌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난 8월 NHTSA가 자율주행보조기능인 ‘오토파일럿’에 대해 안전성 조사를 개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테슬라 차량이 이유 없이 급제동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면서 NHTSA가 조사에 착수했다. 관련한 민원이 350건 이상 접수돼 2021∼2022년형 모델3 세단과 모델Y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41만6000대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다. 문제의 차량에는 자율주행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이 장착돼있다. 오토파일럿은 차량의 제동, 가속, 조향 등을 돕는 자동 기능이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테슬라 차량이 자율주행 상태에서 정지한 차량을 추돌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NHTSA가 오토파일럿에 대해 안전성 조사를 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종 결함 이슈로 테슬라의 미국 내 누적 리콜 차량 대수는 147만대에 달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지난 19일 난방 시스템과 유리 성에 제거 기능 문제로 2만6000대의 리콜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국내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달 21일 테슬라코리아에서 수입, 판매한 모델 S 1541대는 보닛 걸쇠장치 불량으로 정상적으로 잠기지 않는 안전기준 부적합 사항이 확인돼 리콜이 결정됐다.

더불어 ▲지난 17일에는 모델3와 모델Y 3만3127대에서 제어장치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차량을 운행해도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안전기준 부적합 사항이 드러났다.

또 같은 모델 210대에서는 성에 제거 제어장치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전면 유리 성에가 정상적으로 제거되지 않는 안전기준 부적합 사항이 확인돼 자발적으로 리콜한다.

무엇보다 테슬라 전기차의 배터리 주행거리는 세계 최고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의 배터리 성능 과장광고 혐의를 포착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심사관은 최근 표시광고의공정화에관한법률(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테슬라 측에 과징금 등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테슬라는 자사 홈페이지에 모델3 등 주요 차종을 소개하면서 ‘1회 충전으로 528㎞ 이상 주행 가능’ 등으로 배터리 성능을 표기해왔다.

하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거나 고속도로를 주행할 경우 주행거리가 이보다 단축돼 공정위는 테슬라가 과장 광고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온이 떨어지면 배터리 성능도 떨어져 전기차 주행거리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가 제기된 것이다.

테슬라 성수서비스센터.&nbsp;ⓒ뉴시스<br>
테슬라 성수서비스센터. ⓒ뉴시스

흔들리는 테슬라 ‘브랜드 팬덤’

그간 품질에 대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팬덤이 형성됐지만 최근 반복되는 리콜‧결함 이슈로 인해 이마저도 점차 약해지는 모습이다.

미국 유력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포드의 전기차 ‘머스탱 마하-E’를 올해의 전기차로 꼽았다. 해당 매체는 마하-E가 테슬라 세단 모델3를 제치고 전기차 부문 '톱 픽'(Top Pick)에 올랐다고 밝혔다.

테슬라 ‘모델3’ 지난 2년간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최고 전기차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마하-E’가 도로주행기능, 신뢰도, 고객 만족도, 안정성 등 분야별 평가를 합산한 전체 점수에서 모델3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테슬라 모델3는 안전성 측면에서 점수를 깎였다. 또 전체 32개 주요 자동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연례 평가 순위에서 테슬라는 전보다 7단계 떨어진 23위를 기록했다. 7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더욱이 모델3는 해당 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자동차 톱픽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수리만 3개월?…8곳에 불과한 테슬라 서비스센터

대규모 리콜에도 테슬라발(發) 수리 대란은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테슬라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터(OTA‧Over the air)에서 찾을 수 있다.

OTA는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소비자는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때문에 리콜 비용도 들지 않고,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제어장치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한 안전벨트 경고음 문제, 성에 제거 제어장치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전면 유리 성에가 정상적으로 제거되지 않는 문제 등도 OTA로 해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외에 안전과 직결되는 장치 문제로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하는 경우는 말이 달라진다.

특히 국내 테슬라 공식 서비스센터는 8곳에 불과하고 이중 3곳이 서울에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1만4082대를 판매한 것에 비하면 사후 서비스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국토교통부 리콜조치 명령에도 완료율이 70% 수준에 머문 바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 국토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 센터로부터 받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플래시 메모리 장치 결함으로 리콜이 시작된 모델 S는 같은해 9월까지 398대(70.9%)에 대한 수리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브레이크 캘리퍼 고정장치 문제로 지난해 6월 리콜이 진행된 모델 3은 67.8%인 350대에 대한 시정 조치가 완료됐다.

결함 신고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0월까지 테슬라 차량과 관련해 접수된 결함 신고는 총 123건으로, 2020년에 비해 약 9배 증가했다.

접수된 결함 신고 중 승차 및 실내 장치와 관련이 115건으로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국내에 테슬라 공식 서비스센터가 적고 수리 대기 중인 차량이 많아 AS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도 사고 문제로 테슬라 차량을 수리 받으려면 최소 3개월이 걸린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커뮤니티에서 한 차주는 지난달 31일 “추돌사고 나서 범퍼가 반파됐는데 부품이 3월 중순에나 온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3개월 기본 대기”, “12월말에 차 입고했는데 3월돼야 수리가 나온다”는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

향후 테슬라의 품질 문제가 불거질 수록 OTA로만 차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늘어나면 적정 수준으로 서비스센터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문제에 대해 답변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회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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