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새벽 4시 30분에도 출근, 퇴근시간보다 늦게 집에 오기도”
노조, 온라인 물량 급증에 따른 과로 추정…사측 “아직 사인 불명확”

주차장 상품 분류 공간 [사진제공=홈플러스일반 노동조합]
주차장 상품 분류 공간 [사진제공=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투데이신문 조유빈 기자】 홈플러스 FC(풀필먼트센터) 소속 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과도한 물량 증가와 열악한 업무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9일 홈플러스일반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 계산점 FC에서 근무해오던 서모씨가 지난 5일 숨졌다. 

고인의 유가족은 서씨가 지난달 28일 두통을 호소해 병원에 입원했지만 뇌출혈로 인한 혼수상태가 이어졌고 끝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FC는 기존 점포의 주차장 등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다. 온라인 배송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조성이 이뤄졌으며 인천 계산점은 2018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노조는 이번 계산점 FC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는 예견된 사고라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 주문 건수가 증가하며 물동량이 늘었지만 사측에서 인원 충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또 이 같은 상황에 따라 주 52시간이 넘는 시간외 근무도 발생하는 등 과로에 의한 사망이 유추된다고 노조 측은 지적했다. 

유가족 역시 “새벽 4시 30분에도 나가기도 하고 업무가 과도했던 건 사실이다”라며 “직장동료에게 종종 머리가 아프다는 얘기를 했고, 퇴근시간보다 늦게 집에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밖에도 무덥고 습한 업무환경, 머리가 아플 정도로 냄새가 나는 열악한 조건들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편한 데서 일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에 대한 개선조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지난 6일 내부 소식지를 통해서도 6월 4째주부터 온라인 물량과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으며 현재 인력으로는 늘어난 물동량과 주문건수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지금과 같이 증가한 줄량과 주문건수를 감당한다면, 열악한 업무 환경 속에서 누군가 또 죽을 수도 있다”라며 “이재훈 사장이 말한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인력 충원, 업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배송 업무를 맡던 직원이 아침 출근 준비 중에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사망 사고에 대해 정확한 사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노조의 과로(주장에) 대한 회사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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