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과 녹색당, 전국여성연대,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진보당과 녹색당, 전국여성연대,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최근 발생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지 않는다는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김현숙 장관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여가부가 이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20일 여가부에 따르면 전날 여가부 조민경 대변인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에 대해 여성혐오 범죄다, 아니다 하는 논란이 많았다”며 “해당 사안에 대한 정의는 학계와 다른 여성계에서도 한 번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의 발언은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엄중 처벌하며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는 데 집중한 것”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현장을 방문해서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이번 사건이 스토킹 살인 사건이다 보니,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실제로 피해자가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인 바 있다.

이에 진보당과 녹색당, 전국여성연대, 불꽃페미액션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해 “여가부 장관은 누구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냐”며 “망언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여성연대는 “성폭력에 대한 안일한 대응과 남성 중심적 관점이 만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또 한 명의 여성을 잃었다”며 “그러던 중 김 장관은 신당역 살인사건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는 망언을 내뱉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사법 처리된 20대 스토킹 피해자 1285명 중 1113명이 여성이다”며 “스토킹 피해자와 성폭력 피해자의 절대다수가 여성인 한국사회에서 이번 사건을 여성과 남성의 문제로, 젠더폭력으로 보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으로 볼 수 있나”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이 여성에게 가해지는 성차별과 성폭력이 중첩되고 집약된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김 장관이 망언에 대해 사과를 하고 사퇴할 것과 윤석열 정부가 여가부의 기등 등을 보다 강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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