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라인과 카카오 등 국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운영사들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서 발을 빼려는 모양새다. 거래 및 중개 서비스를 정리하고 나선 가운데, 전반적인 시황 악화와 정부 규제 강화 등 리스크가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최근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의 지분 전량을 바이낸스홀딩스에 매각했다. 

SEBC는 일본 도쿄 소재 가상자산 수탁업자로, 카카오픽코마는 이들의 지분 77.6%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 4월 경영권 인수 당시에는 일본 웹툰 서비스에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도입, 카카오-카카오픽코마-SEBC로 연결되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8개월만에 지분을 전량 매각함에 따라 관련사업을 접는 모습이다.

라인도 지난 2020년 11월부터 운영해왔던 자체 거래소 비트프론트의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현재 신규 가입 및 신용카드 결제를 중단한 상태로, 고객들에게 내년 3월 31일까지 모든 자산을 출금할 것을 요청했다.

카카오와 라인 두 기업은 그동안 가상자산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카카오는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자체 토큰 클레이(KLAY)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10.71% 보유했다. 라인도 자체 메인넷과 가상화폐 링크(LINK)를 발행하고, 이를 중심으로 NFT 사업과 게임파이(GameFi), 메타버스 등을 추진해왔다. 

라인은 오는 3월 자체 거래소 비트프론트의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자료 출처=비트프론트 공지사항]
라인은 오는 3월 자체 거래소 비트프론트의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자료 출처=비트프론트 공지사항]

이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최근 일련의 시장 상황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대신 사업 효율화를 명분으로 제시했는데, 카카오픽코마 측은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우선순위를 재고하기 위함이라며 SEBC 지분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라인 측은 오래 전부터 사업 전략 관점에서 서비스 종료를 준비해왔고, 링크 사업 확장에 있어 오히려 제약이 돼온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크립토 윈터라는 상황이 이 같은 결정에 간접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FTX 파산 등 악재로 인해 관련 시장이 얼어붙으며 거래소 이용자 수가 줄었고, 가상자산 거래 및 중계에서 오는 수수료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진 상태다. 관련 사업을 지속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리스크가 더 크다는 뜻이다. 

규제 리스크 관리 차원의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FTX 파산 등 일련의 사건을 거치며 각국 정부가 거래소에 대한 규제 카드를 만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에서는 FTX의 금융 범죄 가능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며, 관련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특금법 등 관련 규제들의 초점이 가상자산 거래소와 중개업으로 집중돼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FTX 사태 이후 금융위원회 김소영 부위원장이 “가상자산 업자의 이용자 자산 보호 의무가 필요하며, 자기 발행 코인 등에 대한 불공정 행위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카카오픽코마와 라인의 주 무대인 일본은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더욱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