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위기 대응 위한 토론회 열려
“미분양 리스크,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는 21일 서울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시장 위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열고 건설업 위기진단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투데이신문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는 21일 서울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시장 위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열고 건설업 위기진단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중견·중소건설사들이 겪는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려면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공공분야에서 미분양주택을 매입한 뒤 임대주택으로 공급해 서민 주거안정과 미분양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는 서울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시장 위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침체기에 진입한 주택시장에 대한 대응방안이 필요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자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김형범 주택정책부장은 토론회 발표를 통해 위기 대응 방안으로 ▲PF 정상화 지원 ▲미분양 보유업체 유동성 지원 ▲주택거래 정상화 지원 ▲탄력적 주택공급여건 조성 등을 요청했다. 이어 “인구감소 추세에도 1인가구를 중심으로 가구수가 증가해 주택수요가 늘고 있다”라며 공급이 지속되지 않으면 주택가격 급등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입주대상호수 중 입주 및 잔금완납호수의 비율을 뜻하는 입주율은 지난 10월 전국 평균 72.5%, 100을 기준으로 하는 입주전망지수는 지난달 전국 평균 46.3에 그쳤다. 이 추세라면 내년에는 대규모 미입주사태가 불거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김 부장은 “경기침체 및 미분양 증가 등에 따라 진행 중인 분양주택사업을 주택도시기금이 지원되는 민간건설임대주택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라며 “기금 지원 한도가 실제 공사비 수준에 부족해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또, 공공매입임대주택으로 미분양주택을 우선 매입해 미분양주택을 보유한 건설사 유동성 지원에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한국주택협회 박수현 정책본부장도 “부동산PF 자금조달 리스크가 전이되며 일부 건설사는 도산까지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등 부동산 규제지역에서조차 미분양 주택이 발생하고 있어 미분양 리스크가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건설사 유동성 위기 해소를 호소했다. 다만, 할인분양에 대해서는 “건자재 가격 급등과 인건비 상승 등 분양가 상승요인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박 본부장은 “자금경색으로 PF대출 실행이 불가능한 사업장 토지매입, 준공 전 미분양주택 보증상품 도입, 환매조건부 미분양주택 매입 시행, 미분양 매입시 취득세·양도세 감면 같은 지원책을 적극 모색해주길 바란다”면서 “흑자도산 위기에 내몰린 중견 건설사들에 유동성을 공급해 하청업체는 물론 연관산업까지 미치는 위기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시장 규제완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에 의하면 지난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4만7217호로 1년 전보다 2배 이상 물량이 늘어났다. 건설업계에서는 미분양 낙인효과를 감안한 미공개 물량까지 반영한다면 실제 미분양은 통계수치의 2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토부 이장원 주택공급기획과장은 이번 토론회에 참석해 “미분양 통계를 보면 2008년 위기 수준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수치가 상승하고 있다”라며 “소프트랜딩도 좋지만 너무 빠르지 않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규제는 순차적으로 완화할 것이다. 유통성 지원을 위해 PF대출 보증상품을 늘리고 미분양 PF 보증도 신설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도심 내 매입임대주택으로 미분양 주택을 선택하는 방안에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예산이 많이 필요해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공임대주택 예산 축소를 두고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 물량은 줄어들면 안 된다.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말 자세한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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