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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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 가운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한은 금통위는 금통위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2월과 4월, 5월, 그리고 지난달에도 동결 카드를 택했다. 5차례 연속 동결이 단행되면서 한국은행이 딜레마에 빠져있어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대두된 바 있다.

미국과의 금리 차는 이미 역대 최대 수준인 2%포인트를 기록 중이며,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라 압박은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등 국내 불안과 중국부동산 위험성 가중으로 인한 글로벌 여파 등을 감안,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결심하기엔 동력이 부족하다고 전망해 왔다. 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정세를 보인 점도 금리 추가 인상에 브레이크를 건 요소로 꼽힌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와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유지했다. 반면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2.3%) 전망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2.2%로 수정제시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3.5%로 한은은 예상했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4%다.

내년도 경제전망을 낮춰 잡은 데에는 중국 변수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 경제가 무역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가운데, 중국의 경기 우려로 대중국 수출 시장이 우려를 사고 있다. 중국 경기가 일부 회복되더라도 예전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23일 보고서에서 신한투자증권 신승웅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이슈에 대한 불안 심리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그 이유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위안화 채권 만기 도래 시점이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연말까지가 위험 이슈의 피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 연구원은 “업황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디벨로퍼들의 위안화 채권 만기 도래 시점이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되어 있어 아직 넘겨야 할 고비가 남았다”면서 특히 벽계원(컨트리가든) 등 드러난 위험 요소들이 어떻게 정리될지가 남았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불안 심리는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의 이번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향후 경기 전망이 크게 악화됐다.

금통위는 국내 경기에 대해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주춤하는 등 성장세 개선 흐름이 다소 완만해진 모습”이라고 평가했고, 고용에 대해서도 “경기둔화 영향 등으로 취업자수 증가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의결문 등에서 제시한 표현들보다 우려 수준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가도 계속 주시해야 할 필요가 제기된다. 물가불안이 여전하다는 점에 금통위는 주목하고 있다. 금통위는 “8월부터 물가는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근원물가는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등 영향으로 지난 전망치 3.3%를 상회하는 3.4%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복잡하고 미묘하다.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인상 필요성을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한은이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동결 카드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언제 변화를 결심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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