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행사라지만…비계 비중 지나치다는 지적
유통업계, 교환·환불 조치에 포인트 제공까지

삼겹살 부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삼겹살 부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지난 3월 3일, 이른바 ‘삼겹살데이’를 맞아 유통업계가 저렴하게 판매했던 ‘반값 삼겹살’에 비계가 대부분이었다는 소비자 지적이 이어지자 유통업계가 교환·환불 등 조치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쓱닷컴)은 최근 해당 시기 삼겹살을 구매한 이후 품질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교환·환불 조치에 나섰다. 이와 함께 5000원 상당의 적립금도 별도로 지급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불만족 소비자에게 교환 및 환불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삼겹살 검수율을 높이고 지방이 많은 부위가 포함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 품질 개선 노력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고객 불만 방지를 위해 품질 강화에 나선다. 특히 자체 축산물 가공·포장 센터인 ‘미트 센터’ 상품에 대해서는 과지방 상품을 집중 선별하기로 했다.

앞서 유통가는 농민과의 상생을 위해 ‘3·3데이’ 기념 삼겹살 구매 시 대폭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해당 기념일은 농협이 2003년부터 3월 3일을 ‘삼겹살 먹는 날’로 정하고 매년 행사를 진행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이에 각 유통업체들은 삼겹살을 대량 매입해 최대 반값 할인한 가격에 판매했으며, 개중에는 10년 전 가격인 100g당 990원을 내세운 업체도 있었다.

연일 품절 사태가 발생하는 등 행사는 성공적이었지만 이내 삼겹살 품질에 대한 소비자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돼지고기에 비계가 과도하게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물가 상승 시기에 모처럼 저가를 내세웠던 대규모 행사에서 저품질 상품을 내놓는 것은 소비자 기만이라는 의견까지 나왔다.

실제 한 대형마트 삼겹살 리뷰에는 “보이는 부분만 괜찮고 아랫 부분은 비계덩어리”, “아무리 할인행사라지만 비계로 가득차 먹을 수 없을 지경”이라는 불만글이 포착됐다.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계가 가득한 삼겹살 후기 사진과 함께 품질에 대한 고객 불만이 이어졌다.

이에 업체들은 해당 제품에 대한 사전 품질 검수를 시행했지만 아무래도 일부 상품에서는 과지방 제품이 포함된 만큼 앞으로 철저한 검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쓱닷컴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한돈 농가를 돕기 위해 진행한 상생형 행사로 매입과정에서 일차적으로 품질 검수를 진행했지만, 일부 상품에서 과지방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교환 및 환불을 진행했으며, 이와 별개로 5000원 적립금을 추가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이런 대형 행사를 진행할 경우 입고, 배송 과정 등에서 검수를 철저하게 진행해 재발을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전 검수는 당연히 하는 것이지만 향후 자체 축산물 가공·포장센터에서 지방이 지나치게 많은 상품을 집중적으로 선별할 것이며 납품업체에서 받는 제품은 협의를 통해 별도의 지방 제거 공정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롯데마트 관계자도 “삼겹살 품질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에게 교환과 환불을 진행 중이며 삼겹살 검수율을 더욱 높여 지방이 지나치게 많은 부위가 포함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업계 관계자는 삼겹살 지방 수준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고기의 경우 등급이 세분화돼 있지만 돼지고기, 특히 삼겹살의 지방 함량 같은 경우는 호불호가 나뉜다”며 “위생상 문제가 없다는 가정 하에 같은 제품을 두고 소비자 반응이 다르기에 지방 함량을 관리하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비계가 많다는 이유로 무조건 환불 및 교환에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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