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에 사는 사람들의 특별한 삶’…입주민 생활문화 콘텐츠 공유 커뮤니티 초점
홈 네트워크 시스템 도입·견본주택 AI 가상기술 적용 등 새로운 시도 앞장서
경량·중량충격음 저감 1등급 획득에도 층간소음 기술연구 계속…“한계 넘겠다”

GS건설이 개발한 자이 AI 플랫폼은 국내 모든 통신사의 음성엔진과 연동돼 세대 내 조명 및 환기 제어를 음성인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 [사진제공=GS건설]
GS건설이 개발한 자이 AI 플랫폼은 국내 모든 통신사의 음성엔진과 연동돼 세대 내 조명 및 환기 제어를 음성인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 [사진제공=GS건설]

주택은 투자가치 높은 상품으로서의 의미가 주목받아 왔다. 그래서 주택의 본래 목적인 주거기능보다 투자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주택은 가족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이다. 특히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주거기능을 소홀히 하면 그 영향이 사회문제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정부 역시 주택의 주거기능에 눈에 돌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은 지난해 8월 16일 윤석열정부의 첫 부동산정책을 발표하며 “기존 주택 공급은 수요자 의견을 무시한 공급자 중심의 정책이었다”라며 “살고싶은 곳에, 살고싶은 품질의 주택을 꾸준하고 충분하게 공급하는 주거안정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의 주택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도 시간이 흐를수록 열띤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건설사들이 내세우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면모와 지금까지 추진한 품질 향상 성과를 짚으며 실제 현장에 적용할 시 펼쳐질 미래,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해 봤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GS건설은 주택 품질과 가치를 높이는 시도에서 ‘최초’의 타이틀을 다수 보유한 대형건설사다. 프리미엄 브랜드 ‘자이(Xie)'는 업계 최초로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국내 최초로 3중 습식 바닥 공법을 적용한 5중 바닥구조를 선보였다. GS건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커뮤니티 통합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주택 명가‘로서 주거문화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GS건설 ‘자이'는 지난 2020년 커뮤니티 통합 서비스 브랜드인 ’자이안 비(XiAN vie)‘를 론칭했다. ’자이안 비‘는 ’자이에 사는 사람들의 특별한 삶‘을 뜻하며 자이 아파트 단지 내에서 보내는 시간, 경험의 가치에 주목해 생활문화 콘텐츠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2020년 11월 CGV와 ‘자이 커뮤니티 내 프리미엄 상영관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초그랑자이에 골드클래스급 프리미엄 상영관 'CGV SALON'을 구축했다. 이에 서초그랑자이 입주민들은 스마트폰 ‘자이앱’을 통해 영화를 예매하고 비대면 QR인증을 통해 ‘CGV SALON' 상영관에 입장할 수 있다. 상영관에는 관람객 간 거리가 일반 영화관 대비 2배 이상 떨어진 리클라이너 좌석이 설치돼 편한 영화감상을 지원한다.

서초그랑자이 단지 내에 위치한 골드클래스급 영화관 ‘CGV SALON' 내부 전경 [사진제공=GS건설]
서초그랑자이 단지 내에 위치한 골드클래스급 영화관 ‘CGV SALON' 내부 전경 [사진제공=GS건설]

지난해에는 한국 미술 경매 시장 1위인 서울옥션의 관계사 서울옥션블루, 그리고 교보문고, YBM 등과 ‘자이안 비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업무협약 내용을 보면 교보문고는 단지 내 독서문화공간을 만들어 입주민 취향과 트렌드에 맞는 도서를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YBM은 단지 내 영어 커뮤니티를 조성해 입주민들에게 2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영어도서관과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자이안 비는 입주민들의 취향에 따라 커뮤니티 큐레이팅 콘텐츠를 제공해 특별한 소비 경험과 다양한 문화체험을 제공한다. 입주민들은 ‘자이안 비’를 통해 커뮤니티 시설을 예약하고 생활문화 콘텐츠 및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게 된다.

이처럼 ‘자이안 비’는 콘텐츠 기업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GS건설은 이외에도 아워홈, 자란다, 째깍악어, 클래스 101, 그린카, 청소연구소, 세차왕 등의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생활문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 돋보이는 ‘자이 AI 플랫폼’

주거에 미래 기술을 접목하는 스마트홈 기술의 진화도 두드러져 보인다. GS건설과 자이S&D가 함께 개발한 ‘자이 AI 플랫폼’은 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빅데이터 솔루션을 통해 축적한 뒤, 다양한 파트너들과 연결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날씨·택배·주차정보·대기전력 등을 알려주는 자이 홈네트워크는 본격적인 스마트홈을 지양하는 기본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다. 

주차장에 들어서면 주차 공간을 자동으로 안내하고 선호하는 위치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주차유도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주차 후, 동출입구에 오면 엘리베이터를 스스로 호출하는 자이 스마트패스 기능도 갖춰나가고 있다. 동출입구 로비폰에는 안면인식 카메라가 제공돼 신원이 확인되는 경우만 출입할 수 있고 실시간 영상 녹화 기능까지 갖춰 보안도 한층 강화됐다. 또, 전기차 수요 증대에 맞춰 전체 주차 대수의 5%에 완속/급속 충전기가 실치될 예정이며 특화 단지는 별도 커넥스 없이 차량 하부의 패드를 이용해 무선으로 충전하는 충전기도 현재 개발 중이다. 

집안에서는 냄새, 먼지, 이산화탄소를 분석해 자동으로 오염된 공기는 밖으로 배출하고 4중 필터를 통해 초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클린에어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생체시계와 리듬에 맞춘 '휴먼 센트릭 라이트(human centric light)'를 적용해 휴식, 일상, 집중 모드에 따라 색온도와 디밍이 제어되는 조명도 적용될 예정이다.

GS건설은 업계 최초로 견본주택에 AI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GS건설은 지난해 3월 ‘자이’ 론칭 20주년을 맞아 ‘대구역자이 더 스타’ 견본주택에 AI 가상 인간을 등장시켰다. AI 가상 인간은 실존 인물을 촬영한 뒤 그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 행동 데이터를 AI로 학습시켜 만들었으며 ‘대구역자이 더 스타’의 위치, 사업 개요, 조경 및 커뮤니티 시설, 외관 디자인 등 단지에 적용된 중요 정보를 고객에게 전달하도록 했다.

GS건설 용인기술연구소 주거환경 실험동에서 층간소음 저감 기술개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GS건설]
GS건설 용인기술연구소 주거환경 실험동에서 층간소음 저감 기술개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GS건설]

층간소음 저감 ‘3중 습식공정’ 5중 바닥구조 개발

GS건설은 연구개발 투자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용인기술연구소의 문을 열었으며 지난해에는 건설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연구 조직인 ‘리모델링 LAb'을 신설했다. 

GS건설 용인기술연구소 친환경건축연구팀은 본사 건축주택설계팀과 협업으로 층간소음 저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용인기술연구소에는 실제 아파트와 똑같은 조건을 갖춘 3층 규모의 주거환경 실험동이 있으며 여기에서 층간소음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에는 기존 바닥구조에 바탕층과 중간층, 마감층 등 3번의 습식공정을 적용한 5중 바닥구조를 실현하는 성과를 거뒀다. 층간소음 저감을 목적으로 3중 습식 공법을 적용한 5중 바닥구조는 국내 최초다.

앞서 GS건설은 지난해 1월 자체 개발한 4중 바닥구조로 한국건설환경시험연구원(KCL)로부터 경량충격음과 중량충격음 모두 37㏈의 시험성적을 받아 경량·중량충격음 저감 1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에 개발된 5중 바닥 구조는 층간소음 저감효과는 더 높이면서 대규모 현장시공이 가능한 품질 시공성까지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GS건설의 5중 바닥구조는 콘크리트 슬라브 위 바닥마감두께를 110~120㎜에서 140㎜로 늘리고 고탄성 완충제를 적용해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중간층은 기존 기포콘크리트보다 중량의 습식공정으로 처리했으며 시멘트모르타르 마감층을 시공했다. 특히, 바탕층을 추가하며 바닥 평활도를 확보해 후속공정의 시공품질을 높였으며 완충재와 중간층, 마감층의 두께를 줄이지 않고 중량을 극대화해 층간소음 저감 효과를 높였다.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5중 바닥구조 단면 비교 [자료제공=GS건설]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5중 바닥구조 단면 비교 [자료제공=GS건설]

GS건설 친환경건축연구팀 관계자는 “층간소음 저감은 설계와 시공이 모두 중요한데 설계성능을 위해 시공품질을 양보하거나 시공품질을 위해 설계성능을 양보해야 하는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라며 “5중 바닥구조는 기존 설계 관행의 한계 두께를 늘리고 공정을 추가해 기존 바닥구조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고탄성 완충제로는 기존 자재에 대비해 두께를 늘리고 형상을 단순화해 방진 성능을 개선한 완충제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GS건설은 충격 진동을 줄일 수 있는 ‘방진마운트 바닥구조’에 대한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이 기술은 방진마운트를 아파트 바닥에 적용해 층간 소음을 줄이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바닥 전면에 완충재를 시공하는 구조와 달리 방진마운트의 높이와 간격을 조절해 충격 특성에 따른 방진 설계가 가능하다.

GS건설은 바닥구조 공법에 대한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층간소음 규정에 맞춘 공인인정서를 받으면 신축 아파트 현장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GS건설 친환경건축연구팀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공사비용 상승 요인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유관부서와 협업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신설된 ‘리모델링 Lab'은 리모델링 설계 단계부터 종합적인 사전 기술 검토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공법을 개발해 구조 안전성과 주거성능 확보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실제 리모델링 사업은 골조 일부만 남기고 수평 증축이나 수직 증축을 전제로 최소한의 구조물만 남긴 채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해 리모델링에 적합한 설계와 공급 개발은 아직 더딘 점이 있다. 

GS건설은 지난 2016년 준공한 파르나스타워 리모델링공사에서 지하 8개층 공사와 지상층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UP-UP 공법과 지상주차장을 사용하면서 지하주차장을 4개층에서 8개층까지 증축한 ‘뜬구조 공법’ 등 특수공법을 적용해 검증된 기술력을 보여준 바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시 철거 및 증축 공정 단계별로 구조 안전성을 평가하고 보강을 통해 시공 중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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