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리 절실하지만 객관적 변수는 악재로
이슈 따라가느라 다급한 모습 보인 지도부
친윤계와 비윤계, 공천 놓고 갈등 예상돼
용산 대통령실에 흔들리는 김기현 리더십

내년 4월 총선이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 모두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체제로 전환되고 있지만 여야 모두 내년 총선 승리에 대한 장담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 모두 민심 속으로 들어간다고 하지만 주요 변수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고, 그에 따라 총선의 향배도 달라진다. 1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긴 시간이다. 그 시간 속에서 여야 모두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용 당직자에게 임명장을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용 당직자에게 임명장을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총선 승리가 절실하다. 선거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과 정국 주도권의 향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기현 대표 체제는 ‘총선 승리’를 내걸고 있으며 대통령실 역시 내년 총선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1년 남은 현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 빨간 불이 들어와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이대로 간다면 100석도 건지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특히 김기현 대표 체제가 3월 8일 전당대회 이후 들어섰지만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보다 더 심하다. 여기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수많은 돌발 변수가 존재하고 있다. 이런 변수를 김기현 지도부가 제대로 수습을 해야 하는데 그럴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유가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용산에 끌려 다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일정상회담 논란, 미국 도청 파문 등 대통령실에 악재가 발생하면 그에 따라 국민의힘은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그 수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주로 대통령실을 옹호하는 발언들만 쏟아낼 뿐이다. 아울러 악재가 발생하면 무조건 ‘문재인 정부 때문에’라는 발언을 하고 있다. 혹은 ‘문재인 정부 때는 더 했다’는 식의 발언만을 내놓고 있다.

이는 여당이 여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마치 문재인 정부의 야당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이러한 발언은 주로 ‘지지층’을 향한 발언으로는 약효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중도층에게는 어필이 되지 않는다. 정국의 혼란을 주도적으로 수습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주로 야당을 비판하거나 전임 정부를 비판하는 것으로 해서 지지층이 듣고 싶은 말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외연 확장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도층은 되레 “그래서 너희가 하고 싶은 정국 운영이 무엇인데?”라고 묻는다. 그 물음에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런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조건 ‘거대 야당의 독주 때문에’라는 식으로 변명을 한다.

변명을 하는 것은 야당으로서는 주효한 전략일 수는 있겠지만 여당으로서는 통하지 않는 전략이다. 그것은 정권을 잡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토로하는 꼴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도층은 과연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고 국가를 운영할 준비가 돼있느냐는 질문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이제 국민의힘은 그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 총선은 결국 ‘정권안정론’ 대(對) ‘정권심판론’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이런 대결 속에서 정권안정론이 우위를 보이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그런 능력을 1년 동안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권심판론이 다소 우위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 집권 3년차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권심판론이 다소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은 정권안정론을 내세워야 하고, 그럴 능력을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현 김기현 체제에서는 그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대로 정국의 주도권을 제대로 쥐고 흔들지 못하고, 이슈에 따라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구설수 논란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논란이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사실 민주당에게는 이재명 사법리스크,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살포 논란 등 악재가 겹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에 밀리고 있다. 그것은 민주당 악재에 버금가는 국민의힘 악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 목사와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의 논란이 불거지고,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김기현 대표 체제의 모순이 드러났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끊임없이 전 목사와 손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고, 김 최고위원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취한 선택은 홍 시장의 상임고문 지위를 해촉한 것이다. 물론 홍 시장이 끊임없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김기현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가했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전 목사나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한 것이 아니라 홍 시장을 징계함으로써 그에 따란 논란이 더욱 증폭되는 모습이다. 막말을 한 사람은 가만히 놔두고, 쓴소리를 한 사람을 징계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결국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힘은 ‘꼰대 정당’에 ‘극우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지게 됐다. 그것을 만회하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출발선에서 한참 뒤쳐진 채 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수도권에서 참패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악재는 ‘사법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나 송영길 전 대표의 변수가 사라진다면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전 목사나 김 최고위원의 변수가 사라진다고 해도 또 다른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념이나 정체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 목사와 김 최고위원의 변수는 비단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당 지도부의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그릇 비우기 운동’ 등으로도 발현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첫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에 따른 대안으로 내세운 ‘밥 한 그릇 비우기 운동’은 국민의힘을 그야말로 꼰대 정당으로 만들어 버렸다. MZ세대 유권자들에게 국민의힘을 바라보고 투표를 해달라고 호소를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총선 빨간불’ 프레임

무엇보다 언론에서는 계속해서 ‘총선 빨간불’이라는 프레임의 보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 체제가 ‘총선 빨간불’을 ‘총선 파란불’로 바꿀 수 있는 그런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용산 대통령실에 끌려다닌다는 것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벌써부터 검사 출신 수십명이 내년 총선 공천을 신청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또한 대통령실과 국무위원들 중 수십명이 내년 총선 공천을 신청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런 소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면서 현실적으로 검사 수십명이 공천을 받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왜냐하면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이 상당히 많이 관여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 있었을 때 용산 대통령실은 계속해서 나 전 의원을 공격했고, 결국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안철수 의원이 ‘윤안 연대’를 꺼냈을 때에도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등 전당대회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내년 총선 공천 때에도 과연 용산 대통령실이 공천에 깊숙이 관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그것은 결국 공천 갈등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누구는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즉, 공천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 새누리당 시절 김무성 당대표의 ‘옥새 들고 나르샤’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김기현 대표가 중심을 잡고 당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또 다른 문제는 당 지도부의 구성이 주로 영남에 치중해 있다는 점이다. 대표는 물론 원내대표 역시 영남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수도권을 아예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슈를 바라보는 시선이 영남의 시선과 수도권의 시선이 다른데 주로 영남의 시선으로 이슈를 언급하다보니 수도권 민심과 괴리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홍준표 시장 사태로 인해 당내 쓴소리에 재갈을 물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당이 잘못된 길로 가면 그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이를 징계하는 사례가 나와 당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털어놓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당이 잘못된 길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당에 대한 쓴소리를 지도부가 수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당을 개혁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가능성은 다소 높아질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벌써부터 비대위 이야기가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비상대책위원회가 거론된다. 수도권 표를 끌어오기 위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에서 더 나아가 비대위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 그러나 섣부르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한동훈 비대위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김기현 대표 체제에 대한 리더십 불신이 당 안팎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기현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이 된다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기현 지도부가 이제 출범한지 한 달 조금 넘었기 때문에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꺼내들지 않았지만 김기현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다면 비대위 체제는 현실화될 수 있다.

이는 내년 총선을 더욱 어둡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대위 체제 언급이 본격화된다는 것은 결국 당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김기현 지도부가 더 이상 당을 운영해 나갈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상황 속에서 비대위가 출범한다고 해도 제대로 총선을 이끌어 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결국 핵심은 김기현 대표 체제가 빠르게 당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당 안팎에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현 지도부는 당이 위험에 빠지고 있는 게 아니라 당이 온전하게 굴러간다는 것을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만 한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김기현 지도부가 그동안의 행보에서 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회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극우 논란과 꼰대 논란이 불거진 것은 결국 지난 전당대회 결과가 다양한 사회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있어 역부족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따라서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각종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가 지도부를 통해 발현돼야 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로 인해 유권자들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고, 내년 총선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용산 대통령실이 공천을 좌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다양한 사회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공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총선의 그림자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당 지도부가 공천에 대한 원칙 등을 확실하게 세우고, 그에 따라 공천이 이뤄져야 하는데 벌써부터 대통령실의 입김이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내년 총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총선 공천에 청와대가 개입한 흔적은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노골적으로 대통령실이 공천에 개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아 다니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이 대통령실에 의해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 내년 총선은 가시밭길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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