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질서 있는 퇴진 목소리 나오고 있어
시기 두고 저울질 들어간 친명과 비명계
친정 체계 구축 후 퇴진하면 도로 이재명
김기현 리더십에 춤추는 민주당 지지율?
비명계, 대안 찾지만 인물 구하기 어려워

내년 4월 총선이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 모두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체제로 전환되고 있지만 여야 모두 내년 총선 승리에 대한 장담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 모두 민심 속으로 들어간다고 하지만 주요 변수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고, 그에 따라 총선의 향배도 달라진다. 1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긴 시간이다. 그 시간 속에서 여야 모두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기자】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최대 변수는 ‘이재명 사법리스크’이다. 여기에 최근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주당도 내년 총선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다만 국민의힘에 비하면 두 가지 이슈만 지워지면 별다른 큰 이슈가 없기 때문에 당이 화합만 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내년 총선에서 정권 탈환의 발판이 될지 참패의 걸림돌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왜냐하면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계속 불거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지지하는 정당을 물은 결과 민주당 36%, 국민의힘 31%, 무당층 29%를 기록했다. 지난주에 비해 민주당은 3%P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1%P 하락했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무선전화 RDD 무작위 추출(유선전화 RDD 5% 포함)로 시행했으며 응답률은 8.2%(총통화 1만2251명 중 1002명 응답),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민주당이 잘 해서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3.8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친명계에서는 내년 총선을 이재명 대표 체제로 치러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단순히 대장동 의혹이나 성남 FC 의혹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은 각종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끝나면 또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최소 3~5회 정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그때마다 결국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체포동의안이 그때마다 부결될 것이냐는 것이다. 이미 지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도 이탈표가 나왔기 때문에 곧 있을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는 가결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따라 당 대표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첫눈 내릴 때?

이런 이유로 질서 있는 퇴진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여름이냐, 가을이냐, 첫눈 내리는 계절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친정 체제를 구축한 후 물러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안고도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언제까지 그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등은 계속해서 이 대표에 대한 공격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 대표가 당 대표에서 내려오는 것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질서 있는 퇴진의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올해 하반기가 되면 이 대표가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비명계는 질서 있는 퇴진이 아니라 당장 퇴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정 체제를 구축하고 난 후에 퇴진을 한다면 민주당은 어차피 도로 ‘이재명 정당’이 될 수밖에 없어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그대로 안고 내년 총선을 치르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내년 총선의 승패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서 이 대표가 당장 퇴진을 하고 전당대회를 통해 새롭게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당분간 이 대표의 퇴진 목소리가 다소 잦아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우선 원내대표 경선이 곧 있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명계가 원내대표가 될 것인지 혹은 친명계가 원내대표가 될 것인지 여부에 따라 이 대표의 퇴진 목소리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가 원내대표에 앉게 된다면 이 대표 퇴진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 이유로는 당 대표가 물러나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기 때문이다. 즉, 비명계가 당권을 쥘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되기 때문에 비명계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비명계는 더욱 목소리를 높힐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만약 친명계가 원내대표에 앉는다면 비명계의 고민은 깊어진다. 이 대표가 퇴진을 한다고 해도 친명계가 비대위원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 공천 주도권을 친명계에 넘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내대표 경선에 따라 이 대표의 퇴진 목소리의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변수는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이다. 검찰이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대표 측이 돈봉투를 살포했다고 판단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이에 윤관석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10~20여명이 돈봉투 살포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한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친명계나 비명계 모두에게 위기가 되기 때문에 똘똘 뭉쳐서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즉, 이 대표 퇴진론을 이야기하기에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다. 따라서 이 대표 퇴진론보다는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이슈를 극복하는 방안을 고민하느라 이 대표 퇴진론의 목소리가 잦아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리더십에 달렸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 역시 이 대표에게는 호재가 되고 있다. 김기현 지도부가 연일 구설수에 오르면서 그로 인해 지지율 하락세로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이 대표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많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이 대표 관련 이슈는 벌써 1년이 훌쩍 넘었기 때문에 상수가 되고 있다. 반대로 김기현 대표 체제 논란은 변수로 작용하면서 지지율을 출렁이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 대표 퇴진론이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김기현 대표 체제가 리더십을 찾고 당을 운영해 나간다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지지율 역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때가 되면 다시 이 대표 퇴진론이 고개를 들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대안의 부존재다. 이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고 나면 누구를 당 대표로 해서 총선을 치를 것이냐는 것이다. 친명계는 ‘사람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당대회에서 77.7%라는 득표율을 얻은 이 대표이기 때문에 당원들로부터 확실한 신뢰를 얻고 있다. 그 신뢰가 과도해지면서 극성 지지자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신뢰가 상당하고,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이 대표가 당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런데 이 대표가 당 대표에서 내려온다면 이 대표만큼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고 당을 운영해나갈 인물이 있느냐는 것이 친명계의 목소리다. 결국 계파 갈등 속에 휘말리면서 당이 좌초될 것이라고 친명계는 예측하고 있다.

반면 비명계는 인물은 언제든지 나온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만 내년 총선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발상은 결국 민주당은 ‘사당’(私黨)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찾아보면 당을 이끌어나갈 인물은 충분히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찾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이재명만이 내년 총선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이 대거 영입이 돼야 하는데 친명계가 꽉 쥐고 있는 정당에 과연 새로운 인물이 얼마나 영입이 되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는 정당에 누가 들어가고 싶겠냐는 것이다. 정치 신인이 내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켜야 하는데 강성 지지층에 의해 휘둘리는 정당에서 운신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정치 신인은 발을 제대로 붙어 있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따라서 정치 신인의 운신의 폭을 넓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새로운 인물이 당 대표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 비명계의 논리다.

이 대표 퇴진론의 또 다른 변수는 재판 출석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대표는 재판에 출석을 해야 한다. 그때마다 계속해서 언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물론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야당 탄압 수사에 힘이 실리게 된다. 하지만 계속해서 법정 출석이 언론에 노출된다면 그로 인한 국민적 피로도는 높아지게 되고, 그것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심판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현재로서는 1심 재판의 선고가 내년 총선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기나긴 싸움 속에서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내년 총선에 상당히 불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계속해서 언론은 검찰이나 반대편에 있는 인물들의 인터뷰 등을 내보내면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적인 언론보도가 쏟아진다면 내년 총선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비명계의 논리다.

결국 이 대표가 내려오게 되는 결정적인 원인은 ‘지지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골든크로스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 대표 퇴진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비해 뒤처지기 때문에 이 대표 퇴진론이 다소 수그러든 상태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이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면 이 대표 퇴진론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지율이 깡패

또한 만약 친명계가 내년 총선 공천 주도권을 쥐고 공천 학살의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면 그에 따라 공천 갈등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이 역시 민주당에게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갈등이 분당 사태로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공천 갈등으로 인한 악재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좁히게 만들 것은 물론이고, 만약 총선에서 패배를 한다면 이 대표의 사법적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이 대표가 올해 하반기에 스스로 당 대표직을 그만둘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결국 이 대표가 자신의 친정 체제를 만들어 놓고 그만둘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비명계는 그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결국 친정 체제에서 공천 학살이 이뤄진다면 그로 인해 비명계가 말살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비명계가 어떤 식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인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비명계에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다. 비명계가 이 대표를 대체할 만한 인물을 키워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오는 6월 한국에 돌아올 예정인 가운데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본격적인 정치 재개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당내 상황이 어수선한 만큼 생각보다 빠르게 정치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이낙연 역할론이 다시 불고 있다.

이렇듯 비명계는 대안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많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친명계는 당장 이 대표의 대체 인물을 찾으려고 하면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왜냐하면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기 전에 지목을 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원내대표가 친명계 후보가 될 경우 자연스럽게 비대위원장에 친명계가 앉게 되기 때문에 이 대표로서도 플랜 B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비명계 보다는 대안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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