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등 8개 시민사회단체서 공동 주최
“울산 고래 축제 이제라도 생태 축제로 거듭나길”

11일 울산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8개 시민단체가 울산 고래 축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11일 울산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8개 시민단체가 울산 고래 축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울산의 고래 축제와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울산광역시는 고래의 생태와 보호의 가치를 담은 축제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등 8개 단체는 지난 11일 울산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시민단체는 1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2023 울산고래축제를 주제로 말문을 열었다. 해당 축제에는 고래 점프쇼와 수상쇼, 고래 열기구 체험, 퍼레이드 등의 행사가 기획돼 있다.

단체는 고래 축제 전반에 반생태적 메시지가 만연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이번 27번째 고래 축제는 ‘고래 도시’를 자처하는 울산의 대표적인 축제”라며 “정작 혼획과 난개발로 인한 서식처 파괴 등 고래류가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한 메시지는 부재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867마리의 고래류가 혼획됐다”며 “현행법 상 고래 포획과 판매는 불법이지만 혼획된 고래는 유통이 합법이다”면서 “의도적인 혼획 여부가 주목된다”고 주장했다.

2018년 울산 방어진항 근처 해상에서 밍크고래가 혼획돼 울산해경이 외표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해양경찰서]<br>
2018년 울산 방어진항 근처 해상에서 밍크고래가 혼획돼 울산해경이 외표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해양경찰서]

그러면서 단체는 고래의 생태적 가치를 되짚었다. 이들은 2019년 국제통화기금(IMF)의 발표를 인용하며 “탄소를 포집하여 기후위기를 완화시키고, 바다에 영양분을 퍼뜨려 해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살아있는) 고래 한 마리의 가치는 24억원”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내 정책은 고래를 식용으로 유통·판매할 수 있는 자원으로 여기느라 고래가 생태계에 미치는 가치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설명이다. 특히 “고래를 먹고 전시하는 울산이 그 선두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고래 고기 유통의 핵심지이자 울산의 자랑거리 고래 축제는 고래의 죽음을 부추긴다”며 “지금이라도 고래 보호 생태 축제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고 회견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이날 단체는 △고래 생태 및 보호 축제로의 전환, △밍크고래의 보호종 지정, △혼획 고래류의 유통 및 판매 금지를 요구했다.

한편 울산 남구는 이번 축제에 미국과 중국, 일본 등 6개국 10개 매체의 주한 외신기자 11명을 초청해 고래 축제를 해외에도 홍보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