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여러분 5·18에 대해서 알아요?” “학교에서 배웠어요”
이달 14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에 있는 ‘화정청소년문화의집(꿈지)’에서 ‘80to23 주먹밥 일기’ 행사가 열렸다. ‘80to23’은 1980년대 5월을 2023년에 다시금 기억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5·18행사위원회 주최로 이달 13일부터 15일 사흘에 걸쳐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맨투맨지역아동센터 소속 8명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했다.
행사는 꿈지 현설연 팀장의 설명으로 시작됐다. 현 팀장은 “여러분 5·18에 대해서 알아요?”라는 말로 운을 뗐다. 학교에서 배웠다는 아이들의 대답이 나오자 “선생님도 태어나기 전의 일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보려면 너무너무 어려운데 여러분이 이해하기에는 훨씬 더 어렵겠더라고요”라며 “어떻게 하면 여러분들한테 5·18민주화운동을 재밌게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주먹밥 만들기를 준비해봤다”고 설명했다.
주먹밥은 1980년 5월 외부로부터 고립된 시민군들에게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등지에서 장사하던 어머니들이 건넨 음식이다. 광주에서 주먹밥이 ‘연대’를 상징하며 지금까지 지역 곳곳의 음식점에서 메뉴판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만들기에는 세계아동요리협회 광주·전남지사 이금숙 지사장이 나섰다. 이 지사장은 “광주 사람들이 똘똘 뭉쳐가지고 민주화운동에 모두가 동참한 거야”라며 “우리들도 마찬가지로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나누면서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똑같은 재료더라도 예쁘게 꾸미면 보기에도 즐겁고 맛도 있다”면서 아이들 앞에 오색의 햄, 단무지, 브로콜리, 참치, 메추리알 등의 재료를 늘어놓았다.
아이들은 손보다 훌쩍 큰 위생장갑을 끼고 빵칼로 속재료를 자르고, 뭉쳐냈다. 자른 재료 크기가 제각각이라며 속상해하는 친구에게 김도훈(광주화정초·6학년)군은 연신 “괜찮아 마음이 중요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주먹밥을 다 만들고 나서는 ‘나의 주먹밥 일기’를 작성하며 5·18의 의미를 곱씹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아이들이 작성한 일기에는 “오늘은 5·18민주화운동에서 온 주먹밥을 만들었다” “정말 즐거웠다”는 내용이, 아이와 함께 참석한 부모님이 작성한 일기에는 “주먹밥은 5·18민주화운동을 똘똘 뭉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아들도 집에 가서 아빠와 5·18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세계아동요리협회 이금숙 지사장은 “주먹밥은 각각 맛이 다른 재료로 이루어졌는데도 버무렸을 때 조화를 이룬다”면서 “(아이들이) 서로 모여 새로운 맛을 내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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