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br>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안마의자 명가로 꼽혀온 바디프랜드가 예전만 못하다. 업계 순위에서 밀렸고, 경영권 분쟁도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로비스트를 동원해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모면했다는 의혹 등 지나간 일들을 둘러싼 의혹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바디프랜드는 7년 동안 두 차례나 사모펀드 주인을 맞이하게 되면서 성장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을 듣고 있다. 2015년 주요 창립 멤버들의 지분이 보고펀드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BFH투자목적회사에 양도됐다. 지난해 7월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브라더스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협력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하지만 BFH 이슈는 결국 주식상장의 실패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풀이가 많다. 심지어 스톤브릿지와 한앤브라더스 두 사모펀드의 인수는 격렬한 충돌을 회사에 가져다줬다. 이들 간에 분쟁이 벌어졌고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스톤브릿지 측은 한앤브라더스 측이 배임·횡령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갖고 있으며, 밀려난 한앤브라더스 측은 스톤브릿지와 바디프랜드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한편 공동 위탁운용사(GP) 자격 박탈의 무효 문제도 소송으로 가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익 창출에 매진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바디프랜드는 세라젬 등에 밀리고 있다. 매출액도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처음으로 세라젬에 헬스케어 가전업계 1위 자리를 뺏긴 바디프랜드는 지난해에는 매출이 전년(5220억원)대비 12% 가까이 줄어드는 상황까지 겪었다. 

그럼에도 배당 부담이 회사를 억누르고 있다. 2021년 배당이 99억원이었는데 2022년 배당(올해 4월 지급)은 334억원으로까지 뛰어올랐다. 

코로나19가 초래한 불경기로 필수 가전이 아닌 안마의자 매출이 타격을 받았다는 풀이도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경영권이 사모펀드로 넘어간 이후 불안정이 미친 악영향이라는 지적 자체를 모면하긴 어렵다.

사모펀드가 갖고 있다 해서, 소송에 말려들었다고 해서 꼭 회사가 어려워진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 아닌 선입견이 산업계에서 회자되는 데엔 또 그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 배당을 줄이고 성장을 견인할 새 먹거리에 꾸준히 투자해야 할 필요가 대두되는 이유다. 

실제 지난 4월 선보인 의료기기 ‘메디컬팬텀’이 출시 열흘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고, 이른바 5월 ‘가정의 달’ 효과가 맞물리며 지난달 매출이 전월 대비 70%나 늘었다는 점은 투자한 만큼 결실이 돌아온다는 평범한 교훈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기 충분하다. 과거부터 유명했던 타사 대비 풍성한 연구개발비(R&D) 투입 패턴이 언제고 명성 회복을 시도할 마중물이 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지나치게 많은 배당이라든지, 경영권 다툼으로 인한 사기 저하는 지양돼야 한다는 소박한 요청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제품 개발과 개선에 매진하고 또 이를 적극 홍보하는 데 신바람을 낼 수 있도록 자금 상황이나 경영 지휘가 이뤄질 필요가 높다. 이는 비단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갖고 있느냐의 여부보다는 우직하게 경영을 해 나갈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다.

더욱이 바디프랜드는 2021년 국정감사 증인소환을 피하기 위해 경영컨설팅이라는 명목으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최근 받고 있다. 로비스트로 지목된 이는 부정확하고 왜곡된 주장이라며 언론에 의혹을 부인했으나, 이 로비스트는 바디프랜드가 겪었던 난제 즉 관세법 위반이나 의료기기법 위반 이슈를 해결한 게 자신이라고 떠벌였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등 의혹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불황으로 현주컴퓨터를 떠나게 된 이들이 창업하던 초심을 이어갔다면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있었을까? 정직이 최상의 길이라는 격언이 새삼스럽다.

바디프랜드에게 살 길이 없는 건 아니다. 차라리 지금 겪고 있는 여러 난제와 굴욕들을 계기로 우직과 정직의 교훈을 되살렸으면 한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